꾸준함에서 에이스로 환생한춘천 우리은행 포워드 임영희

춘천 우리은행 한새가 KDB금융그룹 2012-1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
춘천 우리은행은 7년 만에 우승컵을 찾아오며 그동안 실추되었던 농구 명가로서 위용을 되찾았다. 시즌 전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새롭게 영입한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박성배 코치의 지도 아래 오프 시즌 “지나가는 개가 부러웠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단내나는 여름을 보냈던 우리은행이었다.

1라운드 3승 2패를 기록하며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우리은행은 2라운드부터 연승을 거듭하며 안산 신한은행이 지배했던 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승승장구 했고,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잠시 위기를 겪었지만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우리은행이 우승에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캡틴’ 임영희의 존재이다. 4년 전 부천 하나외환(전 부천 신세계)에서 FA 자격을 취득하고 둥지를 우리은행으로 옮긴 임영희는 이적 후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면서 우리은행 최고의 공격 옵션 중 한 명으로 성장했었다.
전 시즌 평균 9분여를 뛰면서 평균 2.5점 1.3리바운드에 그쳤던 임영희는 이적 후 첫 시즌에서 평균 34분을 뛰면서 11.5점 4.3리바운드를 기록, 믿기 힘든 기록과 함께 지난 10년간 벤치 워머로서 설움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전매 특허인 원핸드 점프슛과 폭발적인 레이업 등 하나외환 시절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실력을 폭발시키면서 우리은행 득점원의 한자리를 꽤찼다. 그렇게 잠재력을 실력을 환산시킨 임영희는 계속해서 성장이라는 단어와 괘를 함께했고, 2011-12 시즌에는 공격의 NO.1 옵션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임영희는 실력에 비해 폭발력에서 약점을 보였다. 꾸준함에서는 백점 만점에 백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였지만, 클러치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떨어지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주위 많은 관계자나 팬들도 업그레이드 된 임영희는 인정했지만, 팀을 이끌 수 있는 에이스로서 자격에는 많은 의심을 가졌었다.
하지만 2012-13 시즌 임영희는 완전히 달라졌다. 티나 톰슨이라는 용병이 없었던 1,2라운드 맏언니로서 팀을 이끌면서 순위표 가장 위에 팀 이름을 올려놓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1라운드 활약 당시 “이번 뿐 이겠지”라는 생각을 품었던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은 2라운드까지 임영희의 활약이 계속되자 임영희의 클러치 능력이 바탕이 된 팀 내 에이스로서 존재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임영희는 평균 14.5점 3.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올 시즌 15.4점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성적을 남겼지만, 내용이 달랐다. 도망가는 점수와 고비를 넘어서는 3점슛, 그리고 클러치 상황에서 귀중한 득점을 만드는 등 팀 에이스로서 확실한 자신을 각인시킨 한 해를 보냈다.
어느덧 14년 차에 접어든 임영희는 1980년 동기생인 신정자와 변연하라는 대한민국 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로 성장하며 ‘늦깎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여자농구의 대표 아이콘이 된 것이다.
다소 소심한(?) 성격인 임영희는 인터뷰 실에서 모습도 완전히 달라졌다. 시즌 초반 다소 어색한 모습을 보였던 임영희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여유와 함께하는 인터뷰로 기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훈훈한 분위기를 이끌 정도로 성장한 임영희였다.

캡틴과 코트 리더로서 책임감이 커진 임영희는 그에 걸맞는 모습을 자신에게 색칠하면서 코트 안 팎에서 팀과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위성우 감독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역시 가장 고마운 선수는 임영희이다. 오프 시즌 그 많은 운동량에도 불구하고 가장 맏언니로서 묵묵히 연습 과정을 소화해냈고, 시즌 내내 37분을 넘는 시간을 소화했음에도 자신의 역할을 100% 이상 수행했다”라며 임영희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이제 임영희는 사상 첫 우승이라는 대권에 도전하게 된다. 정규리그를 우승으로 이끈 임영희가 과연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여자농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의 이목이 그녀의 움직임에 집중될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