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대세는 바로 나!춘천 우리은행 가드 박혜진

디펜딩 챔피언 춘천 우리은행 한새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한 우리은행은 2013-2014시즌에도 전년도 우승에 버금가는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은행은 12월 11일까지 개막 후 9전 전승으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시즌 순위는 당연히 1위. 거침없는 연승 행진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우리은행이 기록 중인 9연승은 WKBL(여자프로농구)이 2007∼2008시즌 단일리그로 통합된 이후 최다 연승기록을 경신한 것.

여름리그와 겨울리그로 나눠치러지던 시기를 포함하면 2003년 여름리그 삼성생명의 15연승이 최다. 하지만 이조차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지금 우리은행은 소위 ‘잘 나가고’ 있는 팀이다.

이런 우리은행의 핵심에는 바로 가드 박혜진이 있다. 2009년 1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해 어느새 프로경력 5년차의 선수. 현재 우리은행에서 뛰고 있는 주전 선수들 중에서 몇 안 되는 프랜차이즈 선수기도 하다.

삼천포여고를 졸업하고 프로무대에 뛰어든 첫해만 하더라도 이 정도의 활약을 해 줄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178cm의 장신가드로 가능성이 풍부한 유망주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날고 기는 언니들이 많은 여자농구의 특성상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는 주전이 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프로데뷔 첫 3년간 벤치와 코트를 오가며 실수도 하고 조언도 들으며 프로농구가 어떤 곳인지를 조금씩 깨달았을 때,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우리은행에 부임했다. 위 감독과 전 코치를 만나면서부터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입에서 단내가 떠나지 않을 날이 없었고, 쩌렁쩌렁한 호통소리에 귀가 안 울리지 않는 날이 없었다. 지나가는 개가 부럽다고 할 정도였다는 선수들 가운데 박혜진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이런 훈련이 있었기에 분명 우리은행 선수들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이는 박혜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장신에 빠른 스피드를 가졌지만, 어떤 때에 어떻게 써야할지 몰랐던 어린 선수는 번개 같은 속공 전개와 수비에 두각을 드러냈고, 외곽 슈팅에도 눈을 떴다. 상대 주득점원을 막는 악착같은 수비력도 키웠다.

이런 경기력은 올 시즌에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으며, 특히 지난 1라운드에서는 라운드 MVP에 선정될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그리고 이런 박혜진의 활약은 기록으로도 잘 알 수 있다.

12월 12일 현재에 박혜진은 9경기 동안 경기당 평균 34분 47초(3위)를 뛰면서 13.56득점(6위)-5.33리바운드(8위)-4.33어시스트(4위)를 기록하고 있다.(괄호 안은 부문별 순위)

모든 기록을 합산해 계산한 공헌도에서는 29.26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더욱이 자유투는 100%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단순히 기록만으로 그녀의 플레이를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백코트 콤비인 이승아와의 속공 전개 및 앞선에서의 압박 수비는 이미 우리은행에서 없어서는 안 될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지 오래. 이것은 올 시즌에도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 KB스타즈 감독이자 현재 WKBL 재정위원인 정덕화 감독은 박혜진에 대해 “12월 6일 하나외환과의 경기를 춘천에 가서 직접 본 적이 있다”고 말한 뒤, “그날 경기만을 놓고 보면 우리은행이 이긴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박혜진과 이승아 두 선수 때문이었다. 속된 말로 ‘미친 게 아니냐’라고 할 정도로 빠르고 영리하게 플레이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박혜진에 대해서는 “러닝 게임이나 속공과 같은 빠른 템포의 공격, 즉 얼리 오펜스의 전개 능력이 이미 수준급에 올라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비처에서 슈팅 찬스가 왔을 때 머뭇거리는 것 없이 올라가는 모습도 좋아 보였다. 여자선수들이 한번 실수하면 그런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데, 박혜진은 아무 생각 없이 던졌다. 즉, 경기 집중력이 높아졌고 주저 없이 던졌다는 얘기인데, 그런 부분은 상당히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를 지도하고 있는 위성우 감독 역시 “확실히 예전보다 마인드가 강해진 것 같다. 원래 실력은 어느 정도 있던 것에 반해, 정신적인 부분이 약했는데 대표팀에 다녀오면서 강해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는 “확실히 과거와 비교해 자신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 것 같고, 플레이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더라. 신장을 이용해서 수비수에게 몸을 붙이면서 슈팅을 시도하는 등 과거에는 하지 않던 플레이까지 해주고 있다. 아직 보완할 점이 분명 있기는 하지만, 우리 팀의 주전가드로 또 앞으로 여자농구를 이끌어 갈 가드로 성장하기에 충분한 선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팀이 9연승으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이나, 자신이 1라운드 MVP에 오른 것에 대해서도 ‘시즌은 길다’라는 말과 함께 신경쓰지 않는다는 박혜진. 벌써부터 2라운드 MVP 후보로 오르고 있는 그녀가 올 시즌 어떤 활약으로 팀에 승리를 선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