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라운드 MIP, 이제는 하나외환의 주포부천 하나외환 가드 강이슬

2012년, 삼천포여고는 WKBL 총재배와 연맹회장기, 쌍용기에서 우승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이 중심에는 포워드 강이슬(180cm)이 있었다. 다부진 체격을 가진 그는 공·수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재목이었다. 결국 그 해 10월 30일,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하나외환에 지명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로부터 1년 6개월 후, 하나외환에 박종천 감독(57)이 새로 왔다. 그는 “팀 내 세대교체를 하겠다. 이를 위해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겠다”라며 강이슬을 적극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리고 지독하게 훈련시켰다.

강이슬은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개막에 앞서 세계선수권대회 국가 대표로 뽑혔다. 여자농구 세대교체를 이끌어 갈 선수 중 한 명이 된 것이다. 터키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고 상대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드디어 2014-2015시즌의 막이 올랐다. 강이슬은 지난 4일 청주 KB스타즈와의 경기부터 본격적으로 출전했다. 13분 37초를 뛰며 야투를 2개 성공시키며 4득점했다. 3점슛은 2개를 시도했지만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어 8일 KDB생명과의 경기. 1순위 외국선수 앨리사 토마스가 1쿼터 후반 발목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오디세이 심스가 종횡무진하며 28득점, 하나외환은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렇지만 박종천 감독은 기뻐할 수 없었다. 오히려 “상처가 많았던 1승”이라며 걱정했다. 김정은이 다음 경기부터 공격에 있어 막대한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나흘 뒤 용인 삼성과의 경기. 강이슬은 1쿼터 후반 코트에 들어섰다. 상대는 김정은과 심스를 집중적으로 막았다. 덕분에 그에게 오픈 찬스가 여러 번 왔고, 머뭇거리지 않고 슛을 던졌다. 2쿼터에만 3점슛을 3개나 성공시키며 공격을 주도했다. 강이슬의 득점으로 하나외환은 전반 26-22로 앞서나갔다.

3쿼터에도 강이슬의 3점쇼는 계속되었다. 2개를 추가했다. 삼성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4쿼터, 하나외환에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났다. 김정은이 종아리 부상으로 코트에서 물러난 것이었다. 이에 흔들린 하나외환은 결국 종료 3.9초 전 최희진에게 3점 슛을 허용. 56-58로 패배했다.

하지만 강이슬은 이날 17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인생 경기’를 펼쳤다. 이 중 3점슛은 무려 5개였다. 2012년 데뷔 이후 득점과 리바운드 부분에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이는 분명 박종천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대활약이었다.

두 경기에서 하나외환은 토마스와 김정은, 두 선수를 잃었다. 이는 장기에서 차포를 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위기였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강이슬에게는 기회였다. 국내 선수들 중 컨디션이 가장 좋았기에 김정은이 했던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1라운드 마지막 상대는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춘천 우리은행이었다. 분명 버거운 상대였다. 강이슬은 이날 우리은행의 강력한 박스아웃에 리바운드를 1개밖에 잡지 못했다. 하지만 31분 36초동안 코트에 머물며 팀이 기록한 46점 중 13점을 맡으며 분전했다. 성공한 3점 슛은 3개.

19일 삼성과의 재대결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이 경기에서 강이슬이 벤치에 앉아 있던 시간은 단 58초였다. 나머지 시간동안 강이슬은 코트 위에서 3점 슛 2개 포함 10득점을 했다. 팀은 종료 직전 모니크 커리에게 결정적인 득점을 허용하며 3연패를 하고 말았다.

어떻게든 연패에서 벗어나야 했다. 이를 위해 23일 구리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했다. 하지만 상대는 1라운드 때와 전혀 달랐다. 똘똘 뭉친 덕분에 강해져 있었다. 점수 차가 초반부터 벌어졌다. 그러던 3쿼터. 강이슬은 3점슛 2개를 넣으며 추격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하나외환은 4연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강이슬은 평균 22분 51초를 뛰며 8.6득점 3.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3점 성공 개수(14개)와 성공률(53.8%)에서 단독선두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8분 56초를 뛰며 2.3득점을 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강이슬은 이와 같은 활약을 발판삼아 2014-2015시즌 1라운드 MIP(기량발전상)의 영예도 안았다. 강이슬은 WKBL 심판부, 경기운영요원, TC, 감독관이 참여한 MIP 투표에서 35표중 12표를 획득, 김소담(KDB생명, 10표)을 간발의 차로 제쳤다. 강이슬이 라운드 MIP를 차지한 건 2013-2014시즌 7라운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세계선수권 대회에 다녀오면서 컨디션이 별로 좋지 못했어요. 그래서 (부담을)‘내려놓고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죠.” 12일 대활약 후 강이슬의 말이다. 이러한 의연함으로 그는 이제 당당히 하나외환의 ‘주포’가 되었다. 앞으로도 강이슬이 시원시원한 득점포로 팬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할지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