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체력왕! 4라운드 MIP춘천 우리은행 가드 이은혜

2014-2015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일찌감치 결정지은 춘천 우리은행의 가장 달라진 점은 바로 식스맨들의 출전시간이 늘었다는 점이다. 장기레이스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주전들에게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 부상과 체력 소진 등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 그런 면에서 위성우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주전 가드 이승아를 뒷받침해줄 이은혜가 있기 때문이다.

이은혜는 올 시즌 우리은행의 식스맨 중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박언주(10분 46초), 김단비(7분 55초), 강영숙(10분 11초) 등이 경기에 나서지만, 이은혜는 이번시즌 23경기에 모두 출전해 15분 55초를 소화하고 있다. 그만큼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 비시즌 이은혜는 사막을 방불케 하는 여름을 보냈다. 동료 임영희, 박혜진, 강영숙, 양지희가 대표팀 호출을 받았고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마저 나라에 부름을 받았다. 때문에 벤치 멤버들을 대상으로 한 훈련은 더 독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이은혜는 자신의 체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전에도 체력은 이은혜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었다. 트랙 훈련, 사이드 스텝 훈련 등에서 월등한 체력을 과시해왔다. 모두들 지쳐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훈련장에서 기합을 넣으며 다시 뛰는 이은혜를 본 사람들은 모두 혀를 내둘렀다. 이은혜는 “트랙을 잘 뛴다. 4km는 15분 정도에 뛴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2등이랑 한 바퀴까지도 차이가 난다. 타고난 면도 있는 것 같다. 내 뒤에서 숨소리가 들리는 게 싫다(웃음). 빨리 떨어트려버리려고 한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단순히 달린 것만으로는 발전을 얻을 수 없는 법. 이은혜는 여름동안 박성배 코치와 함께 공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덕분에 땀 흘린 보람은 정규경기에서도 나타났다. 이은혜는 핵심 식스맨 역할을 하며 든든하게 경기 운영을 펼쳤다. 성적은 23경기 평균 2.6득점 2.4어시스트. 기록보다 식스맨으로서 흠잡을 데 없는 임팩트를 보여줬다.

출장시간이 길어져도 주전들과 잘 녹아드는 모습을 보였다. 그 중 백미는 주전 가드 이승아가 발목 부상을 당했을 때였다. 이승아는 지난해 12월 구리 KDB생명 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3경기를 결장해야 했다. 연승 기록을 세우고 있던 중요한 시점이었지만 위성우 감독은 이승아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았다.

열심히 준비해온 이은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이은혜가 보여준 활약상은 합격점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12월 2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 전에서는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5득점 4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기록보다 중요한 건 바로 수비였다. 끈질기게 상대 가드들을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리바운드 찬스가 날 때는 과감히 뛰어들었다. 덕분에 우리은행은 65-62로 이기며 이승아의 공백을 극복했다.

또 1월 1일 하나외환 전에서는 16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승아가 생각나지 않는 멋진 활약이었다. 위성우 감독도 “이정도면 최고 가드의 활약이라고 봐도 된다”고 극찬했다.

이은혜는 이승아가 돌아오면서 벤치로 돌아갔다. 위성우 감독은 그 뒤로도 자원이 필요할 때면 ‘짜라(이은혜의 별명)’부터 찾는다. 이러한 활약 덕분일까. 이은혜는 1월 21일 WKBL이 발표한 4라운드 MIP에 당당히 선정됐다. 4라운드 기록은 4.6점 2.4리바운드 2.2어시스트 1.6스틸이었다.

강팀에는 늘 훌륭한 식스맨들이 있었다. 우리은행이 지난 2년간 우승을 차지할 때도 기록을 뛰어넘는 식스맨들이 존재했다. 과연 이은혜는 그 계보를 잇는 ‘우승 도우미’로 자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