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으로 부활하다부천 하나외환 포워드 백지은

"(백)지은이를 보면 농구에 대한 절실함이 느껴진다." 부천 하나외환 박종천 감독(55)의 말이다. 백지은은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했고 지금까지 여러 부침(浮沈)을 겪은 끝에 여기까지 왔다. 때문에 그녀에게 있어 '절실함'은 당연히 따라오는 단어일 것이다.

프로 무대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 백지은의 신분은 정식 선수가 아닌 구리 금호생명(현 KDB생명) 소속의 '연습생'이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던가. 눈물겨운 빵을 먹으며 피나는 노력을 하던 백지은에게 기회가 왔다. 당시 금호생명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이상윤 감독(현 상명대 감독)의 눈에 띄어 정식 선수 계약을 맺은 것. 2007년의 일이었다.

꿈에도 그리던 프로 선수가 된 백지은의 임무는 당시 금호생명의 센터였던 강지숙(37,은퇴), 신정자(35,현 인천 신한은행)을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데뷔 첫 시즌인 2007-2008시즌에 백지은은 11경기에 출장해 평균 4분 41초를 뛰며 1.2점 0.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존재감은 다소 미미했지만 프로에 갓 들어왔음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이후 백지은은 금호생명에서 두 시즌을 더 뛰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쟁쟁한 선수가 가득한 프로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결국 2010년 5월, 윤나리, 이수진, 황혜진과 함께 은퇴했다. 말이 좋아 은퇴지 팀 내 샐러리 갭 초과로 인해 방출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로써 백지은은 다시 밑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용인대학교에 입학해 농구와의 인연을 이어간 것. 그녀는 대학리그에서 그야말로 맹활약을 펼쳤고 덕분에 프로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리빌딩'을 내세운 하나외환의 관심도가 높았다. 2013년 11월 6일, 백지은은 2014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2순위로 하나외환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복귀했다.

복귀 첫 시즌인 지난 시즌에 백지은은 주로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다. 대학리그와 프로는 엄연히 다르기에 적응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그녀는 9경기 출장에 평균 38분 43초를 뛰며 14.9점 5.9리바운드의 활약을 펼쳤다.

백지은은 금호생명 시절보다 더 절치부심했다. 다시 온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특히 팀에 활력소가 되는 궂은일에 전념했다. 덕분에 지난 해 새로 부임한 박종천 감독과 신기성 코치의 눈에 들었고 집중 조련을 받았고 날이 갈수록 실력이 늘었다. 이는 박 감독으로 하여금 이번 시즌 직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번 시즌 리바운드가 화두라 할 때 백지은이 핵심이다"라 당당히 밝히게끔 했다.

박 감독의 기대는 헛되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핵심 식스맨으로 출장한 백지은은 몸을 사리지 않았다. 공이 흘렀다 싶으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공격에 있어서도 주저하거나 피하지 않았다. 이러한 백지은의 활약에 차츰 호평이 늘기 시작했다. 박 감독도 "지은이는 (염)윤아와 함께 수비에 있어 우리 팀의 주축이다" 라며 호평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 백지은은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장하여 평균 24분 2초를 뛰며 5.3점 2.5리바운드를 올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 거의 전무했던 3점슛을 17개 성공시킨 것이 돋보였다. 백지은이 허슬 플레이 뿐 아니라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공격력도 발휘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하나외환은 최근 잇달아 강팀들을 격파, 리빌딩 팀의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이번 시즌을 마쳤다. 여기에 백지은도 큰 힘을 보탰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겨울에 괄목상대(刮目相對)를 예고한 하나외환과 마찬가지로 백지은도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시 나올 것이다. '절실함'으로 부활 스토리를 쓴 그녀에게 이제 '성공 신화'를 기대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