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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우리은행 정규리그 3연패와 새얼굴들의 등장

작성일: 조회: 5931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가 지난 10일 정규리그 일정을 모두 마무리 했다.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디펜딩챔피언 춘천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통합 3연패에 힘찬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KB스타즈와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의 아성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오는 15일부터 플레이오프 일정이 시작된다.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해보았다.
 

◆타 팀 도전 불허한 우리은행의 쾌속질주
이번 시즌은 여자프로농구 3연패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의 행보를 누가 멈춰 세울 수 있느냐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사실 우리은행의 시즌 준비는 만족스럽지 못 했다. 비시즌 동안 위성우 감독, 전주원 코치를 비롯해 임영희, 강영숙, 양지희, 박혜진이 국가대표에 차출돼 충분한 팀 훈련을 하지 못 했기 때문. 나머지 팀들이 ‘타도 우리은행’을 외치며 시즌을 준비한 반면, 우리은행은 아시안게임 종료 후 허겁지겁 팀워크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은행의 전력은 변함이 없었다. 선수 구성은 지난 시즌과 비슷했다. 2연패를 이끈 선수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만 우려스러웠던 것은 벤치진의 깊이가 전보다 얕아졌다는 점이다. 김은경, 김소니아, 최은실 등이 은퇴와 임의탈퇴로 팀을 떠나면서 대체자원이 많지 않았다. 박언주가 복귀한 걸 제외하면 전력 보강이 없었다.


다만 외국선수는 지난 시즌보다 한 층 더 강력한 구성을 갖춘 건 분명했다. 외국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삼성에서 뛰었던 샤데 휴스턴을 지명했고, 2라운드로는 지난 시즌 우승을 함께 한 사샤 굿렛을 선발했다.


특히 폭발적인 공격력을 갖춘 샤데 휴스턴의 가세가 팀에 얼마만큼의 플러스요인이 될 지가 관심사였다. 한편으로는 개인플레이가 많은 휴스턴이 우리은행의 조직력에 녹아들 수 있을 지도 걱정거리였다.


충분치 못 했던 연습과 휴스턴과의 호흡 등이 불안요소였지만, 초반 우리은행의 위력은 매서웠다. 우리은행은 시즌 개막과 함께 패배를 모르며 연승을 질주했다. 5승, 6승, 7승. 10연승을 달리자 여자농구뿐 아니라 스포츠계에서 우리은행의 연승 질주가 단연 화제였다.


우리은행은 결국 역대 개막 최다연승인 16연승을 달성했다. 연승이 끊긴 후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조직력은 흔들림이 없었다. 위성우 감독을 중심으로 한 선수단의 끈끈한 팀워크가 위력을 발휘했고, 결국 정규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상대에 대한 전력분석이 철저한 프로스포츠에서 3연패를 달성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상대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하고 끊임없는 노력, 물러섬 없는 정신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우리은행은 챔프전에 직행해 상대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확실히 시간적인 여유를 번 셈이다.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우리은행의 모습을 보면 이번 시즌 역시 그들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우리은행이 통합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여자농구 이끌 새 얼굴들의 등장
이번 시즌은 그 동안 빛을 보지 못 했던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그 선봉장은 KB의 가드 홍아란이었다. 데뷔 4년차를 맞은 홍아란은 어느덧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평균 10.54점으로 팀 내 국내선수 득점 1위에 올랐을 만큼 매서운 득점력을 자랑했다.


홍아란은 개막전부터 빛났다. KDB생명과의 개막전에서 20점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이번 시즌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정확한 중거리슛과 날카로운 돌파 등 홍아란은 공격에 부쩍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홍아란은 실력 외에도 예쁜 외모 덕에 ‘청주 아이유’로 불리며 농구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홍아란은 이번 플레이오프, 또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다.


올 시즌 가장 기량이 발전된 선수를 꼽으라면 하나외환의 강이슬이 아닐까? 이번 시즌 2년차를 맞은 강이슬은 지난 시즌보다 모든 기록이 배 이상 좋아졌다. 득점(2.3점→11.3점), 리바운드(1.5개→3.5개), 그리고 리그 최고의 슈터로 떠오른 강이슬이다.


3점슛 성공개수에서 93개로 전체 1위에 올랐고, 성공률도 47%도 1위다. 강이슬이 이렇게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시즌 막판 강이슬의 활약이 놀라웠다. KB와의 7라운드 경기에서 3점슛 8개를 터뜨리는 무서운 폭발력을 보였다. 속공 상황에서 다소 밸런스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집중력이 좋았다.


하나외환의 신지현은 홍아란과 함께 차세대 여자농구 스타 투톱이다. 이제 프로 2번째 시즌을 맞은 신지현은 명실상부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발돋움했다. 아직 부족한 점은 많지만, 경기 중 보는 이를 깜짝 놀라게 하는 득점과 어시스트 능력을 갖추고 있다.


신지현은 보는 즐거움을 주는 선수다. 이번 시즌 인기도 워낙 많아져 많은 팬들의 관심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이밖에 KDB생명의 김소담, 신한은행의 박다정, 삼성의 유승희 등도 이번 시즌 발전된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끈 선수들이다.

 

◆판도 변화는 없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순위표는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5위 KDB생명과 6위 하나외환의 순위만이 바뀌었을 뿐이다. 플레이오프 진출팀과 탈락팀은 동일하다. 그만큼 판도 변화가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한은행은 인천으로 연고지를 옮긴 후 치른 첫 시즌이었다. 인천은 보다 쾌적한 체육관을 사용할 수 있었고, 많은 관중들이 찾아와 신한은행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호화멤버를 자랑하는 신한은행은 시즌 막판 베테랑 신정자까지 영입하는 등 우리은행을 바짝 긴장하게 하고 있다.


폭발적인 홈 열기를 자랑하는 KB스타즈는 이번 시즌도 시원스런 농구스타일을 선보였다. 리그 최고의 외곽슛을 보유한 팀답게 경기 내용도 화끈했다. 약점이었던 골밑에 비키 바흐가 힘이 되 주면서 지난 시즌보다는 전력이 안정됐다는 평가다.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반란을 꿈꾼 삼성은 아쉽게도 플레이오프에 또 다시 탈락하고 말았다. FA로 영입한 박하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긴 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분전이 아쉬웠다.


하나외환은 플레이오프는 탈락했지만, 강이슬, 신지현 등 젊은 선수들의 분전과 염윤아, 백지은의 성장, 외국선수들의 화려한 볼거리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수장 박종천 감독은 진지한 인터뷰로 이슈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비록 플레이오프는 오르지 못 했지만,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치는 가장 높은 팀이라 봐도 무방하다.


최하위를 기록한 KDB생명은 굴욕적인 시즌을 보냈다. 전임 안세환 감독이 자진사퇴를 하고 박수호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꾸렸지만, 크게 나아진 점이 없었다. 기둥 신정자가 이적을 하면서 나머지 선수들로 새 판을 짜야 한다. 확실한 변화 없이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준 높은 외국선수들의 기량 다툼
외국선수 제도가 부활한지 3시즌 째를 맞으면서 예년보다 수준 높은 기량의 선수들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시즌 초반 리그를 지배한 건 우리은행 샤데 휴스턴이다. 휴스턴은 자신의 장점인 공격력은 그대로 가져가되, 우리은행의 조직농구에 잘 녹아들면서 위력을 극대화 시켰다. 우리은행이 초반 16연승을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이렇듯 휴스턴이 팀에 맞춤형 농구를 했기 때문이다.


중반기부터 신한은행의 카리마 크리스마스가 돋보이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는 동료 외국선수 제시카 브릴랜드가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 역할이 커졌고, 자신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저돌적인 골밑 공략과 리바운드 가담, 외곽슛 능력까지 갖춘 만능 선수였다. 궂은일을 가리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선수들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하나외환은 팀 성적은 좋지 못 했지만 엘리사 토마스의 기량은 인정을 해줘야 한다. 토마스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의 정석을 보여줬다. 포인트가드부터 센터까지 소화하는 만능 선수였다. 특히 리바운드 후 속공을 주도하는 기동력은 일품이었다. 상대 파울에도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좋았고, 동료의 찬스를 만들어주는 시야도 돋보였다.


기대를 모았던 모니크 커리와 쉐키나 스트릭렌이 다소 부진했던 반면 다른 외국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매 경기 외국선수들의 맞대결이 볼만했다. 센터에는 사샤 굿렛과 비키 바흐가 돋보였다. 굿렛은 강력한 힘과 기동력을 이용해 골밑에서 득점과 리바운드를 성실히 해줬다. 한국무대를 경험했던 바흐도 성실한 플레이로 KB의 약점이었던 골밑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