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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09 시즌 팀 리뷰 - 천안 KB국민은행 세이버스

작성일: 조회: 3338


1963년 창단해 농구대잔치 시절 수차례 정규리그 우승과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하고 프로에 뛰어든 천안 KB국민은행 세이버스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강호로서 면모를 이어갔지만 2008~2009 시즌 조직력 부재를 드러내며 아쉽게 5위에 그치는 부진을 맛보고 말았다. 천안 KB국민은행 세이버스 지난 시즌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시즌 성적 - 11승 29패(5위), 득점 66점(4위), 리바운드 30.7개(6위), 어시스트 16.3개(2위)

변연하 영입, 신한은행 대항마로 등극과 좌절

2008~2009 시즌 오픈 전 가장 큰 화두는 FA가 변연하의 행보였다. 변연하는 전임 조성원 감독에 끈질긴 설득으로 삼성생명을 떠나 KB국민은행으로 팀을 이적하는 대 모험을 펼쳤고, KB국민은행은 변연하 영입으로 기존 김영옥을 비롯한 풍부한 가드진과 김수연,정선화 신진 센터 콤비 존재로 단숨에 신한은행에 필적할 만한 전력을 갖추었다고 평가 받았다.

불행 중 다행인지 시즌 첫 게임을 신한은행과 치른 KB국민은행은 비록 패하긴 했지만 김영옥, 변연하를 중심으로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KB국민은행을 사랑하는 팬들의 걱정을 한시름 덜어주는 듯 하였다. 하지만 이후 정선화 부상으로 낮아진 높이를 삼성생명에서 영입한 나에스더와 신세계에서 영입한 장선형으로 메꾸어 보려했지만 2% 부족함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김영옥 마저 변연하와 일부분 포지션이 겹치면서 2007~2008 시즌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경기력으로 들쑥 날쑥한 컨디션으로 조성원, 김영만 코칭 스텝의 애를 먹이며 팀은 승수보다는 팻수를 늘려가고 말았다.

결국 포지션 부조화로 인한 공수에 부담은 이적생 변연하에게 집중 되었고, 변연하는 시즌 중반 이후까지 본연의 공격 능력보다는 어시스트 숫자를 늘려가며 포지션 이동을 선포(?)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고 그 결과 13연패라는 악몽같은 숫자와 함께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하위권의 공통된 이유, 부상에 발목 잡혀

한때 정선민, 신정자로 대표되던 센터진을 놓아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김수연, 정선화, 그리고 센터 수비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곽주영 존재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즌 전 곽주영과 정선화가 각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후 곽주영은 아예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정선화는 후반부에 되서야 컴백했다.

결국 이들의 부재는 리바운드 부분에 꼴찌를 달리는 가장 큰 빌미를 제공했고, 코칭 스태프가 기대했던 팀 밸런스를 만들어내는 데도 실패하고 말았다. 나에스더와 장선형이 집중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선전했지만 정선화 공백을 메꾸는 데는 부족한 부분을 노출할 수 밖에 없었고, 상대 팀에게 높이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은행이 겪었던 부상의 악재를 똑같이 겪은 KB국민은행은 어쩔 수 없이 팀 이름을 순위표 하단에 올려놓을 수 밖에 없는 큰 이유를 가지고 리그를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다.

한계를 드러냈던 조직력 부재

시즌 전 KB국민은행은 조성원 감독과 김영만 코치 체재로 시즌에 돌입했다. 시작은 좋았다. 조성원 감독은 변연하 영입에 성공하는 쾌거를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초반 고비처를 넘기지 못하면서 경기력과 조직력이 급격히 악화,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구심점을 잃고 말았다.

두 코칭 스텝은 선수 시절 명 가드와 명 포워드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도자 경험은 일천하다고 바도 무방하다. 결국 패기를 중심으로 선수단을 꾸리려 했던 조성원 감독은 초반 부진에 많이 당황한 모습이었고, 김영만 코치 역시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하며 박빙의 경기에서도 고비처에 공수 조직력이 흐터러지는 모습을 자주 연출하며 패배를 당했다.

흔히 여자 팀에 감독 본연의 팀 컬러를 입히는 데 2~3년이 소요된다고 하는 데, 두 능력있는 코칭 스텝은 경험이라는 요소에 발목이 묶여 아쉽게 초반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이겨내지 못하고 조성원 감독이 중도 퇴진하는 고통을 겪으며 시즌을 보내야만 했다.


KB국민은행은 변연하라는 당대를 대표하는 슛터와 강아정, 김수연 등 향후 대한민국 여자농구를 책임질  재목들이 즐비하다. 시즌 후반 "수비와 조직력의 귀재" 정덕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영입한 만큼 다가오는 2009~2010 시즌에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조직력과 경기력으로 팬들 앞에 나타날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