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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승부사’ 김정은, 찰나의 미학을 살리다

작성일: 조회: 3700

김정은(27, 180cm)의 손끝에서 두 팀의 희비가 갈렸다.
 

부천 하나외환은 지난 13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58-56으로 이겼다.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승자가 바뀐 극적인 승부였다. 그대로 무너질 것 같던 하나외환은 김정은, 김지현 등의 활약으로 55-56까지 신한은행에 따라붙었고, 김정은의 버저비터 3점슛으로 승리를 따냈다. 짧은 시간 모든 것이 바뀌었다.
 

김정은은 “얼떨떨한데 행운이 좀 따른 것 같다. 이파이(이베케)가 경기 종료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쭈뼛쭈뼛하다 패스했다. 패스를 좀 더 빨리 줬으면 정자세로 넣었을 텐데 하하. 들어갈 때 느낌이 좋았다”고 버저비터에 성공한 소감을 전했다.
 

이 슛이 들어가고 김정은은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고, 이 주위를 동료들이 둘러쌌다. 김정은은 이때를 돌이켜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 게 힘든데 동료들이 좋아해 마음이 짠했다”며 마냥 기뻐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승리로 하나외환은 홈경기 4승 4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에 도달했다. 김정은은 “우리가 홈경기에서 더 강한데 이 슛이 반전의 기회가 되면 좋겠다”라고 바람도 전했다.
 

김정은은 팀의 주포다. 현재는 나키아 샌포드가 지난 시즌보다 주춤하고, 허윤자가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빠진 상태라 김정은의 어깨는 더 무겁다. 그녀는 올 시즌 주장 역할도 맡고 있어 책임감도 막중하다.
 

김정은은 “지금 (허)윤자 언니가 빠져서 힘든 상황인 건 사실이다. 주변에서 힘내라고 응원도 많이 해 준다. 하지만 지는 경기가 많다 보니 경기 나설 때도 불안함에 마음이 무거웠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래도 김정은은 씩씩했다. 그녀는 “좋은 패스가 오고 쉽게 득점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지금 내가 성숙해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동료들도 잘하고 있다. 괜찮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김정은은 이날 승리와 함께 WKBL(여자농구연맹) 개인 통산 5,000득점을 9번째로 달성하는 기쁨도 맛봤다. 이에 관해 김정은은 “주위 분들이 이야기해서 알고 있다. 오늘 나 자신한테 수고했다고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