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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안 되다고 인정하기 싫다” 김단비, 간절한 챔프전

작성일: 조회: 4481



김단비(24, 180cm)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했다. 덕분에 신한은행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단 1승만 남겨뒀다.

안산 신한은행은 20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 스타즈와의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단비의 활약을 앞세워 77-74로 역전승을 거뒀다.

김단비는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존재감을 뽐냈다. 3점슛 감각(1/4)은 다소 떨어졌지만, 골밑을 능숙하게 파고들며 득점을 쌓았다. 또한 공격 리바운드를 7개나 따내며 KB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김단비의 이날 기록은 12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4블록.

신한은행은 앨레나 비어드(20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의 활약까지 더해 기선제압, 2011-2012시즌 이후 2시즌만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눈앞에 뒀다.

최종점수에서 알 수 있듯, 이날 신한은행의 승리는 순탄치 않았다. 전반에 제공권 싸움에서 15-19로 밀리며 기선제압에 실패한 것. 전반이 종료됐을 때 점수는 33-37이었다.

하지만 김단비는 역전승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역전승은)자신 있었다. 비록 지고 있지만, 리바운드 외엔 준비한 게 잘 됐다. 감독님도 ‘후반전에 리바운드를 중요하게 여겨라’라고 강조하셨고, 모두 열심히 리바운드에 가담했다”라고 말했다.

김단비의 말대로 신한은행은 후반전 리바운드 싸움에서 19-14로 앞섰다. 신한은행이 따낸 리바운드는 김단비와 비어드의 득점으로 차곡차곡 쌓였고, 3쿼터 중반 전세를 뒤집었다.

물론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김단비는 운동능력이 뛰어나 공격과 수비에 걸쳐 힘을 되는 자원이다. 경우에 따라선 상대팀 에이스를 수비하는 역할도 김단비의 몫이다. KB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김단비에게 주어진 과제도 ‘변연하 봉쇄’다.

김단비는 3쿼터까지 변연하를 7득점으로 틀어막았지만, 4쿼터에만 10득점을 내줬다. 특히 3점 앞선 상황에서 경기종료와 동시에 변연하가 3점슛을 시도,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김단비는 “수비에 신경 쓰고 나왔는데 막판에 득점을 많이 허용해 아쉬웠다. 다음 경기에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더 열심히 수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단비는 이어 연장전을 노린 변연하의 3점슛에 대해 “(변)연하 언니의 3점슛이 안 들어가길 간절히 바랐다. 슛 포물선은 좋았는데 약간 짧아서 다행이었다”라며 웃었다.

신한은행은 2007 겨울리그부터 2011-2012시즌까지 7시즌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조차 못 오르며 자존심을 구겼다. 선수들 모두 올 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대한 각오가 남다를 터.

FA(자유계약) 체결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단비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시즌은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한 시즌 쉬어가자’라고 위안 삼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못 오르면 실력으로 안 된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위안 삼을 게 없는 게 싫다. 꼭 챔프전에 오르고 싶다.” 김단비의 말이다.

아직 ‘단비’가 내렸다는 표현을 쓰기엔 이르다. 김단비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여자프로농구 역대 최고액인 연봉 3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신한은행의 부활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한 것이다. 김단비는 플레이오프를 넘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자신의 이름이 코트에 울려퍼지게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