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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을 줄 알았는데…” 임영희가 말하는 위성우 감독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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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우리은행의 개막 3연승. 그 중심에는 주장 임영희(34, 178cm)가 있었다.

임영희는 10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 스타즈와의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맞대결에서 활약, 우리은행의 62-49 승리를 주도했다. 임영희는 이날 14득점에 4리바운드를 곁들였다. 특히 샤데 휴스턴과의 2대2 전개를 통해 전매특허인 중거리슛으로 차곡차곡 득점을 쌓는 게 인상적이었다.

임영희는 “휴스턴 덕분에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공격에 임한다. 지난 시즌에 비해 체력부담도 덜었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노엘 퀸과 사샤 굿렛이 수비에서 공헌했지만, 공격력이 저조해 경기운영에 아쉬움이 따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휴스턴은 이날도 21득점을 기록하는 등 공격력을 앞세워 국내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물론 휴스턴에게 의존하는 경기가 나온다면, 우리은행의 전력도 흔들릴 터. 임영희 역시 “휴스턴은 분명 좋은 선수지만, 너무 휴스턴에게 공격을 미루는 걸 감독님이 우려하고 계신다. 그러면 우리은행 스타일의 농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이 부분을 유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 임영희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한동안 공허함에 시달렸다. 오랜 기간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끝에 목표를 달성, 목표의식이 사라진 탓이다. 임영희는 “대회가 끝나자 시즌이 종료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휴가를 가야 하는데 곧바로 팀에 합류해 운동을 재개해 마음을 잡는 게 정말 힘들었다”라고 시즌 개막 직전을 회상했다.

임영희가 마음을 다 잡을 수 있게 배려해준 이는 위성우 감독이었다. 임영희는 “감독님이 여유를 갖고 준비하라며 이해해주셨다. 의외의 모습이었다”라며 위성우 감독과의 일화를 전했다. 임영희는 이어 “이러다 또 언제 터지실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올 시즌은 욕먹을 상황에도 화를 별로 안 내신다. 물론 속으로 욕을 하시겠지만, 올 시즌은 유독 겉으로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신다”라며 웃었다.

이날 경기는 우리은행의 장점이 십분 발휘된 경기였다. KB의 화력을 49점으로 묶은 데다 임영희와 휴스턴을 비롯해 박혜진, 양지희 등이 고르게 득점에 가담했다. 위성우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리바운드도 37-28로 우위를 점했다.

“이전 2경기는 용인 홈 개막전, 춘천 홈 개막전이어서 선수들이 긴장했다. 오늘이 우리은행다운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운을 뗀 임영희는 “전체적인 경기력은 70~80점 정도다. 오늘 경기를 기점으로 더욱 안정화된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