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nk, 2009~2010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가 개막 6일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팀 별 전력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있다. 오늘은 그 두번째 시간으로 구리 금호생명과 부천 신세계를 둘러본다.
< 구리 금호생명 레드윙스 >
포지션별 밸런스 구축, 챔프전 숙명 풀어낼까?
잘 짜여진 포지션 밸런스를 구축하고 있는 금호생명, 지난 2년 동안 번번히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던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시즌 초반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지만, 리그 후반으로 접어들며 경험과 체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올시즌 경험적인 측면에서 팀 밸런스를 유지시켜 주었던 이언주가 은퇴했지만, 이경은과 부상에서 회복한 김진영으로 가드진을 꾸렸다. 이경은은 대표팀 경험으로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이고, 김진영 또한 퓨처스 리그를 통해 실전에 어느정도 적응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지난해와 비슷한 경기력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포워드 진은 리그 탑 클래스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정미란을 축으로 한채진과 조은주, 그리고 김보미까지 각양 각색의 자신의 특기가 뚜렷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정미란은 센터 출신으로 외각과 골밑 플레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고, 한채진과 조은주는 3점포와 끈끈한 수비가 장점이다. 김보미는 막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쉴새없이 코트를 누비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게다가 퓨처스 리그를 통해 경험을 통한 여유와 안정적인 플레이, 득점력까지 빛을 발하며 확실한 전력으로 편입되었다는 평가를 받아냈다. 인해전술이 가능한 금호생명 포워드 라인의 듬직함은 상대에게 큰 압박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센터진은 신정자를 필두로 강지숙과 원진아로 이어져 있다. 신정자는 이제 두말이 필요없는 리그 탑 센터이며, 강지숙도 신한은행에 이적 후 다시 전성기에 버금가는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원진아도 우리은행에서 이적하면서 가진 기량에 비해 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에 비해 안정감과 자신감이 생겨 두 센터에 백업으로서 많은 활용이 예상되는 시즌이다.
이렇듯 금호생명은 높이와 스피드를 두루 갖추고 2009~2010시즌을 맞이한다. 지난 2년간 리그 후반 보여주었던 약점을 커버해낸다면 올 시즌 다시한번 우승권에 가까운 팀으로 자리매김이 가능할 것이다.
신정자 손가락 부상, 시즌 초반 어떻게 넘길까?
"미녀 리바운더" 신정자가 지난 아시아선수권 대표팀 훈련에서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이 부상으로 인해 신정자는 대표팀은 물론 이번 리그 초반 시합에 결장하는 불운을 경험하게 되었다. 본인뿐만 아니라 팀 입장에서 난처한 상황이 되었다.
신정자는 지난 시즌 4~5라운드까지 매 경기 더블 더블에 가까운 기록을 작성하며 팀 상승세를 이끌었던 금호생명 전력에 핵심 중 핵심 인물이다. 이상윤 감독은 특유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신정자 공백을 메꿀 복안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공헌도를 쉽게 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결국 금호생명은 1라운드 수비를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농구를 펼쳐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풍부한 포워드 진 활용과 백업 센터인 원진아 활약이 금호생명 1라운드 성적을 판가름 할 것이다.
3년차 이상윤 식(式) 조직력, 완전히 녹아들까?
이상윤 감독은 현 프로팀 감독 중 조직력이 강한 감독 중 하나로 정평이 나있다. 남자농구 시절 무명들이 즐비한 코리아텐더를 일약 6강으로 이끌며 "더 케미스트리"로 이름을 알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자 SK를 거치면서 아쉬움을 만들었던 이상윤 감독은 2년 전 금호생명에 둥지를 틀며 다시한번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몇년째 하위권에 머물러있던 금호생명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쾌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제 여자농구에서 가장 감독과 선수간 소통이 잘 이루어진다는 3년차를 맞이했다. 지난 2년 동안 전력도 고스란히 남아있고, 2% 부족했던 식스맨과 백업 멤버도 기량이 향상되었다.
아마도 이번 시즌이 다크호스 금호생명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금호생명을 쏟아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일지도 모른다. 3년차 경험과 조직력이 절묘한 궁합을 만들어내는 타이밍이므로.
< 부천 신세계 쿨캣 >
베스트 라인업 열세, 물량으로 극복할까?
신세계 주전 라인업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약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지윤 - 박하나 - 김정은 - 허윤자 - 양지희로 스타팅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데 김정은은 팀내 에이스를 뛰어넘어 국가대표 에이스를 바라볼 정도로 성장세가 좋아, 어느 팀과 매치업을 해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포지션에서는 우려감을 지울 수 없다.
박하나는 지난 퓨처스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경험과 체력적인 측면에서 열세를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기존 김지윤과 허윤자, 양지희는 부상이라는 키워드가 발목을 잡을 경우의 수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양지희를 제외하고 김지윤과 허윤자는 출전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100% 이상 코트에 뿜어내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신세계가 지난해 후반기 대반전을 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백업멤버이다. 경험이 풍부한 양정옥과 "센스쟁이" 박세미가 김지윤을 든든히 바치고 있고, 우리은행에서 이적한 염윤아가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 김정은 출전시간을 배려해줄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퓨처스 리그와 대표팀 차출로 자신감을 얻은 배해윤과 작은 키로 골밑에서 알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진신해 존재는 신세계에게 물량작전을 펼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할 것이다.
이렇듯 신세계는 주전과 백업 구분이 가장 적은 장점 아닌 장점을 지니고 있는 팀으로, 여러시즌 동안 검증된 도깨비 팀으로서 위용을 확실히 갖추고 있다. 정인교 감독이 만들고 있는 변칙 공격과 변칙 수비만 제대로 먹힌다면 체력적인 우위를 통한 지난해와 같은 후반 대반전을 다시한번 그려봐도 좋을 듯 하다.
정인교 감독 변칙 전략, 어디까지 통할까?
정인교 감독은 선수적 열세라는 부분을 변칙을 통해 풀어가겠다고 이야기했다. 공격적인 수비와 좀 더 공격적인 공격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에 로테이션 수비를 강화하고 압박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40분 내내 수비를 조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며, 공격에서는 한템포 빠른 패스웍을 통해 더 많은 슛팅 찬스를 만들어낸 전략을 수립한 것이다.
역시 이 변칙이라 할 수 있는 전략의 핵심은 선수들 간의 전술 이해도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코칭 스텝을 큰 그림을 그리고 선수들에게 이해시키는 본연의 임무가 있지만, 선수들은 상대에 따라 혹은 이해도에 따라 적용에 많은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어느 지도자 말을 빌리면 공격은 선수들이 스스로 알아 풀어가야 한다는 말에서 공격에서 코칭 스텝이 그릴 수 있는 창조의 어려움을 읽을 수 있다.
지난 시즌 정인교 감독은 "좀 복잡한 전술을 만들어 리그에서 적용하는 데 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걸렸다. 올 시즌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전술을 준비했는 데, 어느 시점에 시합에서 나타나느냐 냐가 관건"이라는 말을 전해주었다.
결국 공통적으로 느끼는 높이의 열세를 극복할 전략을 수립한 코칭 스텝 의도를 얼만큼 선수들이 소화해 코트에 풀어내느냐가 신세계에 남겨진 숙제인 듯 하다.
도깨비 팀 신세계, 어느 팀이 희생양?
신세계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도깨비 팀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신세계는 객관적인 전력보다는 정신력 혹은 조직력으로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많이 때문일 것이다. 전력이 좋을 때와 전력이 떨어졌을 때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팀으로, 지난해는 리그 쿼터 최소 득점 불명예도 얻었던 팀이다.
하지만 지난해 신세계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플레이오프에서 신한은행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명승부를 남기고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역시 신세계는 임영희와 박선영, 그리고 박은진까지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도깨비 팀으로 명성은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위에 언급했듯이 정인교 감독표 "변칙"이 좀 더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신세계 분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어느 팀이든 신세계를 내려보고 덤벼들면 돌이킬 수 없는 1패를 당할 것이라는 것에 이견은 없어 보인다.
- WKB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