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다를 겁니다. 힘든 정규리그를 보내면서 어느 때보다 강하게 뭉치게 됐고요. 한창 상승세일 때 챔프전에 갔으니까요.” 수원 삼성생명 박정은의 말 속에는 맏언니다운 자신감이 묻어났다. 4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비운의 전통명가’ 삼성생명이 인천 금호생명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했다. 삼성생명은 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5 KB스타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에서 ‘쌍포’ 박정은(24점)과 변연하(21점 5어시스트 4스틸)를 앞세워 금호생명을 63-52로 격파했다. 1,2차전을 모두 이긴 삼성생명은 5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 2001년 겨울리그 이후 왕좌 복귀의 꿈에 부풀었다. 또 지난 리그 챔프전에서 금호생명에 우승컵을 내줬던 설움도 멋지게 되갚았다. 정덕화 삼성생명 감독은 시즌 후반 용병의 공백 속에 6연패 수렁에 빠졌던 때를 떠올리며 “‘이러다 정규리그 1위하다가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루스 라일리가 합류하자마자 이기니까 ‘신이 그래도 우리를 저버리지는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아직 우리에겐 마지막 끈이 남았다”며 기뻐했다. 이날 패하면 탈락하는 벼랑 끝에 몰린 금호생명은 초반부터 거친 몸싸움과 밀착 수비로 삼성생명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그러나 최근 물오른 삼성생명 쌍포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변연하는 초반부터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며 슛을 쏘아댔고, 박정은은 고비마다 3점포 5방을 터뜨리며 기세를 몰았다. 특히 박정은은 1쿼터 중반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다 코밑이 찢어지고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종횡무진 휘저어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3쿼터 한때 29-42로 크게 뒤졌던 금호생명은 김경희(12점)의 3점포와 강윤미(4점) 밀튼 존스(11점 9리바운드)의 연속 레이업슛이 터지며 4점차(40-44)로 추격했다. 그러나 4쿼터 들어 변연하의 드라이브인슛으로 한숨돌린 삼성생명은 박정은이 혼자 6점을 집중시키며 맹활약, 순식간에 52-41로 도망갔다. 한편 9일 장충체육관에서는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벌어지고, 대망의 챔피언결정전은 11일부터 시작된다. by 스포츠한국 수원/오미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