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소속팀의 경기에 출장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버린 용병 루스 라일리. 골밑을 책임져야할 라일리의 결장이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춘천 우리은행은 텅 비어버린 수원 삼성생명의 골밑을 쉴새없이 공략했고, 지쳐버린 삼성생명 선수들은 힘없이 나가 떨어졌다.
우리은행이 1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여자프로농구 2005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57-47로 손쉬운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거뒀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남은 3경기에서 1경기만 이기면 우승컵을 차지한다. 지난 98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2패 이후 3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예는 한번도 없다.
정덕화 삼성생명 감독은 1쿼터 시작과 함께 변연하 박정은 등 주전멤버들을 빼고 경기에 임했다. 김영옥 이종애 등 우리은행 노장 선수들의 체력을 소진시키겠다는 변칙 전략이었다. 우리은행은 객관적인 전력의 절대 우세를 의식한 듯 방심한 플레이를 펼쳤고, 삼성생명은 이런 틈새를 파고들어 3쿼터 중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4쿼터 들어 삼성생명이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였다. 그 틈을 타 우리은행의 켈리 밀러(12점 5리바운드), 이종애(14점 13리바운드)가 연속골을 터뜨렸고,‘맏언니’ 김영옥(9점 10어시스트)은 4쿼터 경기종료 3분을 남기고 자유투 4개를 꽂아넣으며 55-43, 12점차로 벌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생명은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사상 최소득점(종전기록 우리은행 51점)의 수모를 당하며 5시즌 연속 준우승의 벼랑에 몰리게 됐다. 올시즌 삼성생명에서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김계령은 “지금까지 3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팀이 없었다. 준비를 철저히 해 3차전에서 마무리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by 스포츠투데이 수원 / 허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