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생명을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서 구해낸 '교체용병' 루스 라일리(26·디트로이트 쇼크)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팀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삼성생명은 지난 13일 춘천 우리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라일리의 결장으로 인해 47-57로 패배, 5전3선승제의 챔프전에서 2연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패할 경우 챔피언트로피를 우리은행에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정규리그도 아닌 챔프전에서 용병 결장이라는 악재를 만났지만 삼성생명으로서는 누굴 탓할 수도 없다. 한창 시즌중인 미국의 NWBL(NATIONAL WOMEN'S BASKETBALL LEAGUE)에서 뛰고 있던 라일리를 무리하게 영입하면서부터 예고된 일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후반, 용병 애드리언 윌리엄스가 개인적인 이유로 미국에 돌아간 뒤 6연패에 빠져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요원해 보였다. 다급해진 삼성생명은 NWBL 콜로라도 칠에서 활약 중이던 미국국가대표 센터 출신의 라일리와 어렵사리 계약했고, 라일리는 시즌 중간에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라일리, 같은 시즌에 두개 리그에서 활약해 이중등록 논란
한국여자프로농구(WKBL)는 진행중인 리그에 적을 두고 있는, 이중 등록 선수라 할지라도 용병 규정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중등록'이라며 라일리의 출전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어쨌든 삼성생명은 라일리를 영입한 뒤 연패를 끊고 2연승, 4강행을 확정짓는 짭짤한 수확을 거뒀다.
반면 선두를 달리던 NWBL의 콜로라도는 라일리가 빠진 최근 5경기에서 2승3패로 부진하며 정규리그 우승이 위험해졌고, 결국 라일리에게 SOS를 쳤다.
이 때문에 라일리는 11일 우리은행과의 챔프 1차전을 치른뒤 바로 콜로라도로 향했고 2차전에 결장했다.
NWBL 홈페이지(www.NWBL.com)에 따르면 라일리는 14일(한국시간) 시카고 블레이즈와의 경기에 출전했으나 전반전에 등부상을 당했고 후반에는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라일리는 15일 새벽에 입국해 챔프 3차전에 출전할 예정이지만 시차적응과 부상 등으로 인해 제 활약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다른 리그에서 뛰던 선수를 무리하게 데려온 만큼 모든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한편 6개팀으로 이뤄진 NWBL은 한국여자프로농구의 서머리그 처럼 비시즌을 이용해 열리며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활약중인 라일리를 비롯해 셰릴 스웁(휴스턴 코메츠), 체릴 포드(디트로이트 쇼크) 등 25명의 WNBA 스타들이 뛰고 있다.
by CBS체육부 박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