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축포가 터지자 경기내내 선수들을 잡아먹기라도 할 듯 큰 소리를 내던 '벤치의 호랑이' 춘천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이 환하게 웃었다. 박 감독은 코트 한가운데로 나와 조혜진, 이종애, 김영옥 등과 기쁨의 포옹을 나누며 선수들의 등을 두드렸다. 호랑이 박감독은 어느새 눈이 빨갛게 충혈, '순한 토끼'가 돼있었다.
춘천 우리은행이 2년만에 통합우승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1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배 2005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이적생 콤비 김영옥(16점 5어시스트)과 김계령(20점9리바운드)을 앞세워 수원 삼성생명에 67-62로 승리했다.
이로써 5전3승제의 챔프전에서 3승1패를 거둔 우리은행은 지난 2003년 겨울리그에 이어 두 번째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은 세 번째.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올시즌 정규리그 MVP에 선발된 김영옥이 또 다시 차지, 여자프로농구 최초로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 왕관을 모두 쓰는 겹경사를 누렸다.
우리은행 골밑 장악, 삼성생명 박정은 퇴장에 우승 예감
이날 우리은행은 전날 삼성생명의 '용병 센터' 루스 라일리가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던 골밑을 장악하는데 성공하며 챔피언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우리은행은 라일리의 공백을 집중공략, 골밑 리바운드에서 절대적으로 우위를 점했다. 전반에만 리바운드싸움에서 16-8로 앞서며 경기내내 리드를 지켰다.
3쿼터를 55-48로 앞선 우리은행은 4쿼터 시작과 동시에 박정은에게 3점슛을 허용한데 이어 중거리슛을 내줘 순식간에 55-53까지 쫓기기도 했다. 그러나 용병 가드 밀러가 2점을 만회한데 이어 삼성생명 '공격의 핵' 박정은이 5반칙 퇴장당하면서 챔피언 등극을 확신했다. 삼성생명은 경기종료 2초전 62-65에서 던진 변연하의 3점슛이 림을 외면하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데 실패, 5시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박정은은 이날 3개의 3점슛을 넣어 역대 통산 두번째로 3점슛 500개(총 501개)를 달성했지만 팀패배로 빛이 바랬다.
by CBS체육부 박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