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후회없는 승부였다.
팀의 골밑을 책임져 줄 센터 없이 치른 3경기. 삼성생명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용병 센터 루스 라일리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열세를 피할 수 없었지만 넘치는 투지를 보였다. 비록 1승3패로 우리은행에 우승컵을 내주며 ‘5시즌 연속 준우승’이라는 악몽같은 징크스에 울었지만 삼성생명은 달라졌다는 평을 들었다.
‘공주병’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몸싸움을 피하고 ‘부드러운’ 플레이를 하던 팀컬러가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하는 팀으로 180도 바뀌었다. 용병 공백으로 인해 출장 기회를 잡은 후보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으면서 다음 시즌부터는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하게 됐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어이없는 변수가 돌출되면서 우승의 꿈을 접어야했지만 다음 시즌을 향한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정미라 MBC해설위원은 “삼성생명이 패하긴 했지만 골밑에서의 절대 열세에도 불구하고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5번의 준우승 동안 ‘괴물 용병’ 캐칭의 등장, 외국인 용병 2명을 함께 기용하는 금호생명과의 결승 등 유난히 많았던 악재에 운 삼성생명. 매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는 ‘전통의 강팀’ 삼성생명이 불운을 털어내고 2005 여름시즌 재도약할 지 관심을 끈다.
by 스포츠투데이 장충체육관 / 허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