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신랑보다 팀 동료가 큰 힘이 돼요.”
‘탱크’ 김지윤(금호생명)도 어느덧 한국나이 서른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5월엔 스포츠의학센터의 재활트레이너 임승길(36)씨와 웨딩마치를 울려 ‘아줌마’도 됐다. 하지만 여전히 탱크처럼 과감히 밀어붙이는 공격력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리딩가드의 득점력이 높아지면 반대로 어시스트가 줄어들기 마련. 하지만 김지윤에게 이같은 공식은 무의미하다. 경기당 19.4득점으로 득점부문 5위에 이름을 올려놓고도, 평균 7.5어시스트로 이 부문 2위 김영옥(5.6개)을 멀찌감치 따돌린 채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을 시기에 외따로 숙소에서 지내야 하니 불만스럽기도 할 터.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 못한다는 소리는 절대 듣기 싫다”는 김지윤은 “남편도 운동생리학 박사과정을 밟느라 서로 바빠 괜찮다”며 한껏 여유다.
힘들 때 가장 먼저 위로를 받게 되는 것도 외부의 신랑보다는 내부의 동료. 지난달 7일 신세계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1점차로 분패했을 때는 속이 상할대로 상했다. 하지만 팀원들과 서로 얘기를 나누면서 위로가 됐고, 오히려 팀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국민은행에서 5년간 호흡을 맞췄던 김경희와 홍정애가 팀에 합류한 것이 큰 힘이다. “당일날 트레이드 사실을 알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정말 깜짝 놀랐다”면서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는 그다.
하지만 팀내 가드 역할을 뒷받쳐줄 선수가 없다는 것은 부담이다. 주전급 중 김경희는 슈터 출신이고, 홍정애와 정미란은 센터출신 포워드라 팀플레이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김지윤은 “감독님이 공격형보다 리딩으로 가야한다고 지적하신다.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고 어시스트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팀이 잘해야 개인이 있는 것 아니냐”며 필승을 다지는 김지윤. “아직 밀튼과 손발이 맞지않아 힘들다. 지난번 삼성생명전 때는 너무 밀튼에게 의지해 패했다”면서 “그러나 밀튼의 기량은 확실히 이니스 보다 한 수 위다. 우승은 문제 없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지난 시즌 ‘만년 꼴찌’ 금호생명 우승의 주역이자 플레이오프 MVP인 그가 2년 연속 성공신화를 써낼 지 관심을 모은다.
by 스포츠한국 오미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