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주가 국대에서 헌신할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정말 길어야 5년이라고 본다. 중간에 큰 부상이 없더라도 5년 후엔 32살이니 뭔가 활약을 해주기엔 힘들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발 2010년엔 세계대회 나가서 세계를 상대로는 얼마나 잘 할런지 보여줬으면 좋겠다) 길어야 5년 후엔 이정현과 바톤터치를 해야 할 텐데, 이정현은 빨라야 3년 후에나 국대에 들어갈 수 있으니 하은주가 최대한 오래 버텨주는 것이 좋겠다.
프로화 이후 참 이상하게 된 것이 국대를 프로에서 뽑아야 한다는 주의다. 저출산 현실 속에서 딸자식 하나인데 프로 못가면 고졸백수가 되는 현실 속에서 누가 농구를 시키켔느냐, 대학 졸업장은 얻게 대학을 거치고 프로에 오게 해야 여자농구 저변이 넓어진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여농도 남농처럼 대학 거치자는 생각이다. 그러나 국대를 프로에서 뽑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남농 세대교체가 늦어지는 현상을 보면서 이런 주장을 쉽게 할 수 없기도 하다.
어쨌든 이정현은 프로 진출하고 1,2년 정도는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07-08 시즌 유이한 더블-더블러인 김수연은 완벽한 검증을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국대에 안 뽑힌 것을 보면 그 검증 이라는 것이 절대적인 수치는 아닌 것 같기는 하다. 검증은 핑계고 그냥 국대 라인업에서 소속을 WKBL로 쓰고 싶어서 그런 것 같으니, 아마 이정현이 정말 신인때 주전으로 뛰면서도 폭풍 2어시 이정도 참사만 보여주지 않으면 3,4년 후엔 국대에 들어갈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그 때는 너무 늦다. 3년 후라면 하은주도 30이다. 지금도 20분을 소화하지 못하는데 3년 후엔 어떻게 될까? 그러면 이정현은 처음 국대에 가자마자 당장 최소 20분을 책임져야 한다.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3년 후면 30대 중반이 되는 김계령을 그 때까지 뽑아먹고 살아야 하나? 이정현이 3년 후에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게 지금부터 3년 후를 내다보고 키우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하은주가 중요한 경기에서의 핵심 역할을 해 주고 이정현은 약체팀 상대로 주전 센터 역할을 맡고 김계령이 하은주와 이정현 뒤를 봐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세대교체에서 고참의 역할이란 것은 넘사벽을 쌓고 '알아서 넘어와라'가 아니라 벽은 벽이지만 넘을 수 있게 어느 정도 지렛대 역할을 해주는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런 세대교체라는 것이다. '알아서 넘어와라' 식의 세대교체의 그만큼 진통이 크다. 알아서 넘는 동안 수도 없이 깨지고 부러지고 그러다가 포기할 수 있지 않겠나. 지금이라면 김계령과 하은주가 이정현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3년 후면 이정현 혼자 벽을 넘어야 한다. 혼자 넘다 깨지고 부러지는 모습을 보기 전에 지금부터 벽을 넘게 도와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