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한은행의 수비농구에 대한 말들이 참 많습니다.
선두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은행권 팀들 가운데 가장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하는 팀이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확실한 슈터들이 존재함으로써 수비보다는 공격에 치중하는 모습이고
신한은행의 경우, 전주원 외에는 이렇다 할 선수가 없어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입니다.
이런 와중에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리하여 신한은행의 수비에 문제가 있다고들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부상을 당한 경기가 신한은행전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단정을 짓기는 어렵습니다.
이미선 선수도 혼자 레이업 과정에 부상을 입었고,
변연하 선수도 신한은행전에서 부상을 당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과는 무관하게 확대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걱정입니다.
수비없는 농구는 없습니다, 다만 신한은행은 현재 공격보다 수비에 더 무게를 둘 뿐입니다.
전주원 선수도 가드이기 때문에 득점에 많이 가세하기는 힘든 실정이고,
다른 국내 선수들은 대부분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죠.
또한 공격농구보다 수비농구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골을 넣는 것도 어렵지만, 넣지 못하게 하는 것 또한 어렵습니다.
무조건 거친 플레이로 일관한다고 해서 득점이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곧 파울과 연결되고 그러한 파울은 득점과 연결되기 마련이죠.
따라서 수비농구가 득점을 저하시키는 유일한 원인이 결코 아니며,
농구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는 원인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러므로 신한은행이 다른 팀에 비해 다소 수비를 강하게 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질타해서는 안 될 성질의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WKBL 에서도 공격력은 누구나 갖출 수 있다는 생각으로 수비가 좋은 선수를 칭찬합니다.
우리나라 여자농구 선수들 중에서 미국여자프로농구에 버금가는,
아니 그보다 훨씬 우수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특히, 가드면에서)
허나 그런 선수들이 쉽게 미국으로 건너가지 못하는 것은, 바로 수비의 허점이 있기 때문이죠.
최근 신한은행의 농구스타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국제경기에서 수비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선수들의 부상방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저 또한 알지만,
그렇다고 공격하는 선수를 철저히 수비하지 않을 수조차 없는 일이니
수비농구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은 선수들과 관계자들로 하여금
자못 농구의 지극히 기본적인 균형을 잃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