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보기 메뉴바로가기

본문내용

정.선.민.

여자농구를 오랫동안 좋아했었다.
물론 보기에는 남자농구가 더 재밌었지만 여자농구를 보는 이유는 한가지.
국제대회 성적이 늘 좋았기 때문이다.

언제나 실망시키지않고 큰인기가 없는데도 꾸준히 국제대회 성적에서 늘상 상위권에 오르고 상대팀에게 까다롭고 불편한 존재로 각인된 한국여자농구의 위상의 한축은 정선민이 완성해놓은것임을 부정할 수 가 없다.
난 처음에 정선민이 예전 농구대잔치에 등장했을때 반감을 가졌다.
국민은행을 응원했었고 국민은행같이 숨겨둔 원석같은 선수들을 갈고닦아 최정상권으로만드는 김태환감독의 스타일이 좋았기때문이기도 했고 정선민 특유의 표정이 영 맘에 안들었다.
그리고 당대 라이벌인 정은순에 비해 약간은 덜 센터다운모습이 불만스러웟고.

언제나 정선민은 2인자라고 생각하고 폄하했지만 지금돌아보면 같이뛸땐 정은순이 조금 더 나아보였을런지는 몰라도 국가부름에 꼬박꼬박 출전하고 언제나 팀의 중심으로 흔들림없이 20여년을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것은 정선민밖에 없는것같다
이런 정선민의 행적과 여자농구 업적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지만 기억에남는것을 정리하자면...

1. 2000년 시드니올림픽 최종 4위.
이 올림픽에서 일명 바이킹 수비로 상대팀들의 간담을 서늘하게한 변칙 수비에서 몸으로 상대 포워드라인을 봉쇄하고 득점까지 책임졌던 선수가 정선민.
가드못지않은 어시스트 능력으로 볼이 본인에게 오면 컷인플레이 및 비하인드 백패스도 자유자재.
정은순이 볼을 외곽에 빼주는 페이크이후 중앙으로 침투하는 작전이 발각될때쯤엔 이미 볼은 외곽에서 정선민에게로 흘러가 중거리슛 작렬. 2단페이크작전.
거기다가 정은순에 몰리는 수비를 분담해 나누면서 미국전에서 대활약.

2. 2002년 세계선수권 4위.(리투아니아전에서 괴력의 44득점)

강팀들과의 대격돌. 2000년에 비해 약해졌다는평가와 동시에 정은순마져 은퇴하며 걱정이많았지만 꼭잡아야했던 유럽 강호 리투아니아전에서 괴력의 44득점 작렬. 막아도 소용없는 중거리슛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8강진출,
8강에서도 상대조 1위이자 2000년 시드니 올림픽 3-4위전에서 분패를 했던 브라질에 대복수. 4강진출.

3.2008년 올림픽 8강
사실 이때는 쟁쟁하던 전주원등이 출전을 안했고 절반은 세대교체가 된상황에서 출전을 한상황이어서 8강도 솔직히 힘들었는데 복병 라트비아와 브라질을 꺾고 8강에진출.
특히 최강 러시아에 종료 1분전까지 동점을 연출하며 기적을 일으킬뻔도했음.
팀의 맏언니로서 출전하여 득점은 예전에비해 높진않았지만 탁월한 볼배분과 넓은시야로 가드진의 짐을 덜어주었음.

4. 1993년 세계청소년 선수권 준우승.
이당시 멤버가 아주 좋기도 했지만 골밑에서 대단한 존재감을 보였던 정선민. 지금은 은퇴하고없는 1974년 동갑내기 권은정등의 슈터들과 찰떡궁합을 보여주며 1984년 엘에이 올림픽 은메달 이후로 한국여자농구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음.

5. wnba 시애틀 스톰 진출
조금 늦은나이인29살에 진출하여 주전은 안됐지만 처음으로 진출하여 이정표를 세웠음.

6.2010년 세계선수권 대회 8강
최악의 조건으로 참가하여 부상병동에다가 중간에 박정은이 부상으로 아웃되는 등 최악의 조건속에서 일본과 말리 브라질등을 잡고 8강진출.
전체선수의 3/1이 부상인 가운데서도 끝가지뛰며 8강진출의 마지막 업적을 세우며 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진출하는 진기록에 아시아 유일의 8강국의 자존심을 세웠음.

특히 가장 통쾌한것은 오가유코, 도카시키 라무등으로 전성기를 맞이한 일본팀에게 아시아최강은 우리다라고 각인시키고 패배의식을 지속시킨 8강진출교두보였던 일본과의경기.
이밖에로 1994년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은메달, 부상때문에 불참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최하위로 오히려 정선민 존재감을 보여준 올림픽, abc대회의 숱한 우승들까지 일일이 열거하면 한도끝도없고 미국 농구 명에의전당에 사진까지 걸려있는 선수.
무엇보다 안타까운것은 정선민이 등장하면 오줌지리듯이 정선민 눈치보던 중국선수들 표정을 못본다는것.
일본선수들도 정선민 포효하는 화이팅과 신경질적일정도로 과감한 리액션으로 주눅들어 지레 경기포기하게했던 그 존재감.
세계대회에서도 후배들 이끌며 앞서서 화이팅하고 자기가 지금 뭘 해야할지 영리하게 움직여대던 그 동선과 움직임, 페이크동작부터 교과서 같은 돌파와 리바운드까지..
이런것들을 다시볼수 없다는것이 참 안타깝다.. 그 표정의 위압감을 다시 볼수없다니..
그리고 정선민 없는 한국 여자농구 미래도 안타깝다.
이런선수가 또 나올지..
신세계까지 해체하고 과거와같은 국제대회 경기력을 보여줄수있을까 조금은 걱정이된다.
그리고 신세계 해체때문에 후배들 길터주기위해 은퇴를 서두른 모습에도 참 안쓰러운 마음도들고..
은퇴후에도 충분히 휴식하고 농구계에 다시돌아와 여자농구에 도움될만한 일을했음좋겠고 은퇴후의 삶도 농구의 바스켓퀸 정선민처럼 행복하시길~~

* 입력 가능 300자 이하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