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농구대표팀이 일본전 설욕에 실패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 여자대표팀은 29일 중국 우한 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2015 FIBA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일본에 53-59로 무릎을 꿇었다.
세대교체를 단행한 한국은 박혜진과 김단비, 양지희와 곽주영의 기존 라인업에 이경은을 주전 포인트가드로 내세웠다. 이 가운데 가장 돋보인 선수는 양지희였다. 중거리슛은 물론이고, 인사이드에서 기가 막힌 피벗 플레이로 일본 장신들을 기죽였다. 덕분에 한국도 9-2로 앞서갔다.
하지만 한국은 이 분위기를 가져가지 못했다. 실책 탓이었다. 일본의 외곽 적중률이 떨어진 가운데, 초반에는 우리 대표팀이 리바운드도 대등하게 가져가면서 경기를 잘 풀어갔으나 실책으로 쉬운 점수를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여기에 WNBA 리거 도카시키 라무가 투입되면서 한국은 13-13,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2쿼터에서도 한국은 접전을 이어갔지만 수비와 실책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았다. 전반에 우리가 범한 실책은 무려 12개. 위성우 감독은 "공격에서 해줘야 할 선수들이 상대 장신들에 대한 부담 때문에 못해준 것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전반 종료 직전까지 30-29로 앞서던 한국은 일본 가드 요시다 아사마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30-31로 역전을 당했다.
후반 들어 한국은 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박지수가 투입됐지만 도카시키 라무를 감당하긴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실책과 정체된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한국은 34-44까지 밀리기에 이르렀다. 한국은 강아정과 김정은이 내리 3점슛을 꽂으면서 45-46까지 쫓아간 채 4쿼터를 맞았다. 이 정도면 분명 역전에 대한 희망을 가져갈 수 있는 분위기였다.
한국은 도카시키 라무와 요시다 아사미를 적극 견제하면서 역전 찬스를 노렸다. 실제로 일본도 흐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런데 리바운드가 문제였다.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내주고, 외곽이 빗나가면서 흐름을 가져가지 못했다. 이날 한국은 공격 리바운드에서 7-11, 전체 리바운드 대결에서 33-40으로 졌다.
한국은 종료 1분 36초전, 양지희가 5반칙 퇴장당한데 이어 4점차로 리드당하던 종료 39초전 자유투 2구를 모모카와에게 내주면서 사실상 승부를 접어야 했다. 박혜진의 3점슛으로 희망을 걸어봤지만, 결정적일 때 우리가 자유투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이날 한국은 총 19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김정은이 3점슛 4개, 박혜진이 2개를 넣은 것을 포함해 47.1%(8/17)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었지만, 페인트존에서 실점(18-32)을 많이 내준 것이 뼈아팠다. 도카시키 라무는 27분간 12득점 9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양지희가 15드점 10리바운드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김정은이 15득점을, 김단비가 10득점을 거들었지만 팀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30일 밤 같은 장소에서 개최국 중국과 격돌한다.
위성우 감독은 "결국 경험의 차이다. 초반에 (실책이) 12개 나왔고, 나중에 덜 나왔는데 첫 경기여서 그런지 긴장한 부분도 있었다"라며, "예선 1위는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중국은 더 힘들다고 생각했다. 예선에서 선수들의 컨디션과 자신감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이라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