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희, 천은숙, 성정아 등 과거 한국여자농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아직도 농구화 끈을 조여 맨 채 농구공을 잡고 있다.
물론 그녀들이 뛰는 곳은 안타깝게도 WKBL의 경기장은 아니다. 바로 어머니 농구대회다.
농구대잔치 시절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냈던 이들은 은퇴 후에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코트를 빌려 농구를 하면서 서로에 대한 안부도 주고받고 친선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인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은 어머니 농구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연습에 임하는 선수들의 눈빛은 다른 때보다 더욱더 빛난다.
20일 연습일인 목요일 오전 선수들이 모인 곳은 숙명여고 체육관.
“야, 패스!!”, “언니 파울 없이요!”하는 구호가 숙명여고 체육관을 메아리친다. 물론 옛날과 비교해 스피드도 줄어들었고, 슛도 들어가기보다 골대를 맞고 나오기 일쑤.
하지만 표정은 예전보다 훨씬 밝았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없고, 말 그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농구선수들은 지난해 일본 히로시마에서 일본측 어머니 선수들과 친선시합을 가지고 왔다. 성적은 2전 전승. 올해는 일본팀이 한국으로 방한할 예정이다.
이날 모인 선수들의 목표는 비슷하다. 올해 열리는 일본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과 동시에 다음달에 열리는 어머니농구대회에서 페어 플레이를 펼쳐 서로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재밌는 경기를 펼치는 것. 물론 모교의 이름을 달고 나가는 대회라, 우승에 대한 열망도 있다고 몇몇 선수들은 털어놓았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숙명여고, 은광여고 체육관 등을 빌려 연습을 하고 있다. 가끔씩 연예인 농구단과 연습경기를 가지기도 한다고. 결혼한 뒤에 오히려 연예인들을 만나서 억울하다며 애교 섞인 말을 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이런 연습을 통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다가오는 2006 어머니 농구대회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