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KB국민은행의 박남희 매니저는 원정 경기를 제외하고 천안 홈 경기때 벤치에 앉아본 적이 없다. 경기 전 선수들의 워밍업 때 볼을 받아주고 경기에 필요한 것들을 세세히 챙기다가도 경기시작 5분전이 되면 관중석 어딘가로 사라진다.
그녀가 허겁지겁 뛰어가는 곳은 관중석 중앙. 매니저가 통상 적는 스코어북 대신에 그의 손에는 비디오 캠코더가 쥐어져 있다. 경기 분석을 위한 비디오 녹화 때문이다.
각 구단 관계자들이 경기장에서 경기를 녹화하는 것은 이제 낯선 것이 아니다. 아직까지 전력분석요원이라는 직함 자체도 없고, 각 팀의 매니저나 프런트들이 경기 장면을 녹화해 가는 것이 전부긴 하지만 이렇게 녹화된 경기장면을 보고 상대팀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팀의 승패에 나름대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6개 구단의 공통된 의견.
이런 경기장면을 녹화하러 다니는 것은 고스란히 프런트나 각 구단 매니저들의 몫.
경기 전후로 선수들을 챙기랴, 행정적인 업무를 처리하랴 정신이 없는 그들이지만, 안산, 부천, 춘천, 용인, 천안, 구리 등 거리를 막론하지 않고 찾아가 묵묵히 카메라를 설치하고 경기를 녹화하는 데 여념이 없다.
2006 여름리그 정규리그는 어느덧 종반에 다다랐다. 4강 진출팀이 하나씩 가려졌고, 남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팀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그만큼 전력분석의 중요성도 커져, 거의 매경기를 녹화하고 전력을 분석하는 데 여념이 없다.
보이지 않는 음지에서 팀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