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신한은행이 16승1패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기까지는 결코 쉬운 나날들이 아니었다.
승률만 놓고보자면 '누워서 떡먹기'같은 길을 걸어왔을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전신인 현대 시절 2002년 여름리그에서 박종천 감독의 지휘 아래 팀이 첫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모기업 사정상 지원이 부실해지며 '헝그리 군단'이라는 오명도 잠시나마 뒤집어 썼었다.
이영주 감독대행 체제로 이후부터 팀을 꾸려온 현대는 신한은행이라는 새 주인을 만나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고 뛴 첫 시즌인 2005년 겨울리그에서 8승12패로 최하위로 떨어졌던 신한은행은 이후 출산 관계로 코트를 떠났던 전주원을 다시 현역에 복귀시키고 어린 선수들을 착실히 키워내 리그 정상의 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현재 신한은행은 전주원, 정선민 외에는 확실한 주전 없이 선수진, 진미정, 최윤아, 한채진, 강영숙, 이연화, 김분좌, 하은주 등 선수 층이 가장 두터운 팀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또 지난 2006년 여름리그가 끝난 뒤 정선민, 하은주라는 걸출한 골밑 요원들을 보강한 것도 이번 겨울리그 정규리그 제패의 큰 원동력이 됐다.
천안 국민은행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정선민은 17경기에서 평균 14.4점, 6.9리바운드, 2.6어시스트의 성적을 내며 '바스켓 퀸'다운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 여자농구에서 활약하다 고국 복귀 무대를 신한은행으로 정한 하은주 역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많은 출전 시간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고비 때마다 나와 '스카이'라는 별명답게 골밑을 장악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이영주 감독의 지도력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2003년 겨울리그 때부터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어온 이영주 감독은 이후 챔피언전 우승 1회, 정규리그 우승 1회, 최근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등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역 시절 포인트가드로 활약하며 보여준 '여우같은' 두뇌 회전이 돋보인다는 평을 듣는 이영주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 후 '우승 헹가레'도 챔피언전 이후로 미루며 두 번째 챔프전 제패의 꿈을 키워갔다.
신한은행이 정규리그 역대 최고 승률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또 챔피언 전에서도 최강의 위용을 뽐낼 수 있을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