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명품 포워드' 박정은(30.삼성생명)이 멀티 포지션 수행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다시 국가대표팀에 돌아온 박정은은 현 대표팀의 취약점인 포인트 가드 자리까지 보조하게 된 것이다.
소속팀에서도 주전 가드 이미선이 부상 중일 때 포인트 가드 노릇을 해내며 팔방 미인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던 박정은은 이번 대표팀에서도 노련미를 앞세워 공격 조율을 맡는다.
유수종 대표팀 감독은 "가드로 최윤아가 있지만 고비 때는 박정은에게 1번 자리를 맡겨 활로를 뚫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3일 인천에서 개막되는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은 예비 엔트리에 전주원(35.신한은행)이 있었지만 무릎 수술로 인해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최종 엔트리에서 포인트 가드를 맡을 선수는 최윤아(22.신한은행)와 김지현(22.국민은행) 둘 뿐이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아직 노련미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베테랑 박정은에게 'SOS' 신호가 간 셈이다.
박정은은 대회를 앞두고 열린 남자 고등학교 팀과의 연습 경기에서도 수 차례 감각적인 패스를 선보이며 포인트 가드 역할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줬다.
박정은은 최윤아나 김지현과 같이 뛸 때는 원래 자리인 스몰 포워드로 뛰다가 라인업이 변경되면 포인트 가드로 나서 공수 조율에 나선다.
"3년만에 대표팀에 돌아와 느낌이 새롭다"는 박정은은 "두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팀에서 요구하는 것이라면 잘 수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의욕을 보였다.
'돌아온' 박정은의 활약에 명예 회복을 노리는 한국 여자농구의 앞날이 걸려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