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금호생명의 센터 강지숙(28.198cm)이 심장 수술 후 첫 복귀 시즌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2006년 8월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강지숙은 이후 심장에 작은 구멍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지난 해 12월 수술대에 올랐다.
운동 선수로는 치명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심장 수술을 받은 강지숙은 "2006년 12월15일이었다. 수술 날짜를 잊을 수도 없다"며 기억을 떠올렸다.
"판막 쪽에 구멍이 있어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수술 후 1년 정도는 쉬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수술 후 10개월 정도만에 운동을 하고 있으니 회복은 매우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술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강지숙은 "중환자실에서 죽을 고비를 두어번 넘겼다"며 "인공호흡기가 불편해 산소호흡기로 바꿨는데 호흡에 문제가 생겨 큰일날 뻔 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금호생명으로 트레이드된 것은 강지숙에게는 행운이었다. 전 소속팀 안산 신한은행의 경우 정선민과 하은주라는 더블 포스트가 버티고 있어 수술 후 재활이 제대로 안 돼있던 강지숙으로서는 돌아갈 틈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금호생명으로 옮겨오면서 그의 존재감은 커졌다. '미녀 리바운더' 신정자 외에는 골밑 요원이 없는 팀의 특성상 강지숙의 존재는 그만큼 더 소중해졌고 특히 외국인 선수가 없는 이번 시즌에는 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지숙은 "처음엔 조금만 가슴이 두근거려도 겁이 나서 제대로 운동을 못했는데 이제는 괜찮다. 몸 상태도 80~90% 정도는 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1일 구리시체육관에서 가진 명지고와 연습경기에서도 수 차례 중거리슛을 꽂아넣으며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이상윤 금호생명 감독도 "아직 몸이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 풀타임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키가 크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가 없는 이번 시즌에 골밑에서 제 몫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우선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는 강지숙은 "경기당 20분 정도씩 뛰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 리그였던 2006 여름리그 평균 성적 7.3점, 2.9리바운드 정도만 올려줘도 금호생명이 4강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