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경험 녹인 정은순 장내해설 보는눈 키워
‘농구 보는 눈을 틔우려면 여자 프로농구 경기장을 찾아라?’ 여자프로농구(WKBL)가 알찬 장내해설로 팬의 농구 감식안을 키워주고 있다.
“상대 주포의 첫 골은 상대가 힘겹게 느끼게 끔 줘야합니다. 첫 골이 그날의 슛 감각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속공 때 첫 패스를 잡는 선수가 가드여야 성공 확률이 높아집니다.” “지금 튄공잡기를 한 선수는 ○○○선수입니다만 박스아웃(튄공잡기할 때 몸싸움으로 상대선수를 밀어내는 것)한 선수에게도 박수를 쳐줘야 합니다.” “공만 따라가지 마시고 가드의 동작을 보고 작전을 한번 살펴보십시오.” 여자프로농구 사무국의 요청으로 올 시즌부터 장내 해설자로 나선 정은순(34)씨의 해설은 관중에게 새로운 관점을 던져준다.
“선수 시절 경험을 살려 최대한 관중의 입장에서 해설을 하려고 한다”는 정씨의 해설은 남자 프로농구의 ‘요란하기만 한’ 장내 해설과 대비돼 더욱 돋보인다.
남자 농구의 장내 해설은 대부분 구단과 계약을 한 이벤트 회사의 직원이 맡는다.
전문적인 농구지식 없이 그저 흥만 돋우는 정도에 그친다. 최희암 〈엠비시-이에스피엔(MBC-ESPN)〉 해설위원은 “왜 경기가 중단되었는지, 왜 반칙이 주어졌는지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조차 없이 그저 3점슛이 나왔을 때 ‘스리~ 포인트’만 외친다”라고 지적했다.
속이 꽉 찬 장내해설이 경기마다 막판 접전을 벌이고 있는 여자프로농구를 더욱 흥미롭게 하고 있다.
by 한겨레 성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