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10주년 기념 올스타전 MVP의 영광은 정은순이 차지했다.
정은순은 5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사랑팀 소속으로 출전해 13분43초를 뛰어 12점, 2리바운드를 기록해 MVP에 뽑혔다. 기자단 투표 44표 중 33표를 얻었다.
2점슛 8개를 던져 6개나 성공시킨 정은순은 현역 시절과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는 기량을 과시하며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실제 경기에서도 MVP를 거머쥐었다. WKBL이 낳은 최고의 스타임을 유감없이 과시한 셈이 됐다.
정은순은 "이번 MVP는 현역 때 받았던 상과 느낌이 다르다"면서 "아직도 팬이 나를 기억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기쁨과 감동을 팬들에게 어떻게 돌려줘야 할 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은순은 이어 "함께 뛰어보니 후배들이 프로의식도 갖고 있고 몸 관리도 잘 해 온 것 같다. 4쿼터 때는 승부근성도 보여줬다. 후배들이 국제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MVP 상금 100만원을 "4년 전부터 도와온 동남아시아 어린이들을 돕는데 쓰고 싶다"고 밝힌 정은순은 하프라인 슛 등 경기 중 이벤트로 받게 된 상금 300만원 역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전달하기로 해 박수를 받았다.
경기는 사랑팀과 희망팀이 97-97로 비겼다. 3쿼터까지는 희망 팀이 8점을 앞섰으나 4쿼터에 맹추격전을 벌인 사랑팀이 끝내 무승부를 끌어냈다.
경기 종료 2분51초를 남기고 김은혜의 3점슛으로 91-90, 첫 역전에 성공한 사랑 팀은 강아정의 3점슛까지 터져 오히려 4점 차로 앞서며 역전승을 거두는 듯 했다. 그러나 희망팀은 변연하가 2점슛, 3점슛을 연달아 넣어 다시 1점 차로 재역전했다.
다시 사랑 팀이 신인 강아정의 3점슛으로 2점을 앞섰지만 희망 팀은 경기 종료 36초를 남기고 천은숙이 동점골을 넣어 역전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 경기는 승부보다는 WKBL 10주년을 기념하는 한마당 잔치로 열린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무승부 결과가 더 잘 어울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특히 WKBL-TV 해설로 인기를 모으는 유영주의 제스처는 팬들을 웃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후배가 수비를 하러 오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멀리 떨어질 것을 강요하는가 하면 체력이 고갈되자 '나한테 볼 주지 마'라고 소리쳐 폭소를 자아냈다. 또 정작 벤치에서 교체시키려 하자 아쉬운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단연 '장외 MVP'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또 장외 MVP 외에 '공헌도로 따진 MVP'에서는 신정자가 33.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신정자는 이날 13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여자프로농구는 6일 하루를 쉰 뒤 7일 두 경기가 열린다. 오후 5시 부천에서는 부천 신세계-춘천 우리은행 전이 열리고 오후 7시에는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천안 국민은행-용인 삼성생명 전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