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기업 라이벌 △△를 꺾고 이겼다.’
여자농구 각 구단들이 가장 듣기 좋으면서 진저리나는 문구가 바로 ‘기업 라이벌’전이다.
올 시즌 여자농구 키워드는 ‘기업 라이벌 열전’이다. 남자농구에도 SK-KTF의 통신 라이벌전이 있지만 여자농구엔 신세계를 제외한 5개 구단이 ‘보험라이벌’ ‘은행라이벌’ 등으로 얼키설키 뒤엉켜있어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먼저 지난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금호생명과 삼성생명의 ‘보험라이벌’전. 챔피언에 오른 금호생명은 우승 보너스로 여자프로농구 사상 역대 최고액인 3억원의 가욋돈을 받았다. 팀 창단후 내리 ‘꼴찌’만 하다 첫 우승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종업계의 ‘공룡’ 삼성생명을 꺾고 얻어낸 우승이라는 점이 더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개막 전부터 2강으로 주목받은 국민은행-우리은행의 ‘은행라이벌’전도 최대 관심사. 우리은행의 황영기 행장은 지난해 12월28일 겨울리그 국민은행과의 서울 개막전을 수일 앞두고 직접 체육관을 찾아 “우승도 좋고 승리도 좋지만 나 자존심 좀 살려달라”고 간청(?)했다고 한다. 그 압박 덕분인지 우리은행은 개막전날 양팀 행장을 비롯한 고위층 인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쿼터 한때 20점차의 열세를 딛고 국민은행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얼굴에 웃음꽃이 핀 황영기 행장이 경기장을 떠나면서 두둑한 회식비를 잊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또 지난해 9월 현대여자농구단을 인수한 신한은행도 후발주자지만 ‘신흥 명문구단’의 기치를 내걸고 ‘은행라이벌 3파전’을 형성, 열기를 보태고 있다.
by 스포츠한국 오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