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09 시즌 각 팀을 이끌었던 선수들을 돌아보는 세번째 시간으로 부천 신세계 쿨캣 김정은과 허윤자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김정은(1987년생, 온양여자, 180cm, 포워드)
< 2008~2009 성적 >
출전시간 35분 20초(9위), 18.5득점(4위), 4.5리바운드(17위), 2어시스트(15위), 0.9블록슛(8위)
원핸드로 날리는 정확한 3점슛, 저돌적인 돌파를 이용한 탁월한 미들슛 능력이 장기인 김정은, 현재 한국 여자농구에서 어느 선수와 매치가 되더라도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킬러 본능을 갖추고 있는 선수이다.
그런 김정은이 2007~2008 시즌 가장 좋은 개인 성적을 올린 이후 베이징 올림픽 참가, 식스맨으로 간간히 출장했지만 특유의 담력을 앞세워 상대의 높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골밑을 파고들며 득점을 만들어내 우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2008~2009시즌을 맞이했다. 시작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신세계 주포인 김정은에 대한 상대팀 집중 마크와 개인적인 부담감 탓인지 김정은은 주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치며 시즌을 시작하게 되었다. 중반까지 김정은은 들쑥 날쑥한 컨디션으로 신세계가 하위권을 맴도는 주범이 되고 말았다.
KB국민은행과 4위 싸움을 벌이던 중반을 지나 리그 후반에 들어가며 김정은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았는 지 김정은은 매 경기 20점에 가까운 득점포를 가동하며 자신의 득점과 공격에서 동료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일찌감치 KB국민은행을 따돌리고 4위를 확정지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다.
역시 별명처럼 "김군"은 "김군"이었다. 이제 김정은은 프로 5년차에 접어든다. 지난해 감정적인 면에서 약점을 보였지만 4년의 경험은 그녀에게 심리적인 불안을 넘어서는 경험을 제공했을 것이다. 유영주 - 박정은 - 변연하에 이어 한 시대를 책임져줄 대형 포워드의 성장을 기대해 보자.
허윤자(1979년생, 선일여자, 183cm, 센터)
< 2008~2009 성적 >
출전시간 30분 39초(15위), 9.3점(18위), 7.1리바운드(7위), 2.3어시스트(13위), 1스틸(11위)
상대적으로 센터 포지션에서 작은 신장이지만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 그리고 코트에 온몸을 내던지는 선수가 바로 허윤자이다. 흔히 좋은 센터는 감독을 즐겁게 하고 좋은 가드는 팬들을 즐겁게 한다고 한다. 허윤자는 그런 의미에서 센터로서 100% 정인교 감독의 마음을 흐믓하게 하는 선수일 것이다.
사실 시즌 전 허윤자 활약 여부는 불투명했다. 많은 부상 탓에 제 컨디션을 발휘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반기 경기감각을 조율한 허윤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극강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김지윤, 김정은과 함께 팀 상승세를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다. 매 경기 더블 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허약한 센터진에 힘을 보태준 것이다.
신세계는 양지희 부상으로 인한 전력 손실, 배해윤의 경험 부족 등 신세계는 타 팀에 비해 강점을 가질 수 없는 센터진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신세계는 허윤자라는 존재와 꾸준한 활약 덕에 내외각에 밸런스를 맞출 수 있었고, 강점인 김지윤과 김정은 그리고 양정옥 등 백코트 진의 외각 플레이도 살아날 수 있었다.
그렇게 신세계는 경험과 투지를 겸비한 허윤자를 앞세워 2008~2009 시즌 중반까지 부진을 넘어서고 후반기 대반전을 꾀하며 4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지었고, 신한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도 전반적인 열세를 뛰어넘고 대등한 경기력을 펼쳐주며 관계자와 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금년 신세계는 이렇다할 전력 보강이 눈에 띄지 않는다. 2009~2010 시즌에도 허윤자의 활약은 신세계에 필수적인 요소 이상의 의미를 갖을 것으로 보인다.
- WKB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