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게임 대표팀 차출로 인해 많은 변수가 예상되었던 2라운드였다. 예상과 달리 신한은행이 강세를 보였고, 승수 쌓기의 절호의 찬스라고 보였던 우리은행은 1승만을 챙기면서 하위권에서 탈출에 실패했다.
또한, 신세계와 KB국민은행 명암이 엇갈렸던 시간이었다. 2라운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 4승 1패(8승 2패, 공동 1위)
신한은행이 예상보다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용인 삼성생명과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2라운드 첫 경기였던 신세계 전에 58-60으로 아깝게 패배를 당했던 신한은행은 이후 4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매 경기 접전을 펼쳤지만 베스트 멤버의 결장과 컨디션 저하에도 불구하고 4년간 챔피언에 오른 저력을 발휘하며 만들어낸 승리였다.
4연승의 주인공은 이연화였다. 중고참인 이연화는 팀내 높은 주전 라인업에 밀려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퓨처스 리그에서 1번에서 3번까지 오가며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실력에 비해 정규 리그에서 출전 시간을 갖지 못했던 이연화였다.
그런 이연화가 2라운드 평균 20점을 넘는 고감도 득점력을 앞세워 라운드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고,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팀을 공동 선두로 이끄는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강영숙이 있었다. 하은주 대표팀 차출과 정선민 부상 제외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홀로 인사이드를 책임지며 내외곽의 밸런스를 이끌었다. 본인 이외에 백업 센터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강영숙의 활약은 위성우 감독 대행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3라운드 신한은행은 베스트 멤버들이 속속 복귀한다. 하은주와 김단비, 그리고 2라운드 모습을 보였던 최윤아의 컨디션 회복과 라운드 중반 정선민까지 출격이 준비되어 있다. 시즌 초반 고비를 넘긴 신한은행 3라운드 상승세가 예상된다.
용인 삼성생명 - 3승 2패(8승 2패, 공동 위)
아시안 게임 브레이크 이전 8연승을 작성하며 신바람을 냈던 삼성생명이다. 1라운드 5승과 함께 2라운드 들어 KB국민은행과 신세계, 우리은행을 연파하며 8연승을 질주했다.
1라운드 좋은 위력을 선보였던 이종애와 로벌슨의 활약이 여전했고, 1라운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박언주와 홍보람이 박정은 공백을 훌륭히 메꿔내며 호성적을 이어갔던 삼성생명이었다.
하지만 아시안 게임 이후 급격히 경기력이 무너진 모습으로 불안감을 노출했다. 신한은행과 신세계에게 나란히 3점차 패배를 당하면서 생각치도 않은 2연패를 당하면서 시즌 첫번째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8연승 동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로벌슨과 이종애가 흔들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로벌슨은 패배를 당한 두 게임에서 상대 팀 집중 마크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이종애 역시 다소 무리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또한 이미선 공백을 어느정도 메꾸어주었던 박태은도 약점으로 평가받던 경기운영 미숙이 다시 고개를 들며 팀을 이끌지 못했고, 집중된 공격 패턴이 상대 팀에게 노출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3라운드 삼성생명은 박정은과 이미선이 복귀한다. 팀 전력의 50% 이상을 책임졌던 두 선수가 복귀하면 공격 루트의 다양화와 경험의 부여 등 많은 부분에서 플러스 요인이 생긴다. 시즌 성적에 나침반이 될 3라운드가 될 것이다.
부천 신세계 쿨캣 - 4승 1패(5승 5패, 3위)
위기를 벗어난 라운드였다. 1라운드 조직력 부재에 발목 잡히면서 예상과 달리 1승 4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신세계가 김정은 복귀와 맞물려 4승을 작성하며 단숨에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
2라운드 첫 경기였던 신한은행 전에 승리가 보약이었다. 2라운드 강력한 모습을 보였던 신한은행 전 승리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고, 삼성생명 전을 제외하고 매 경기 선전하며 만들어낸 승리였다.
4승의 주인공은 박하나와 김정은이었다. 박하나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신한은행 전 3점슛 3개 포함 17점 3리바운드라는 정규리그 최고 기록을 만들면서 가드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어 KB국민은행 전에도 13점 6리바운드를 작성했다.
그리고 아시안 게임이 지난 후 '김군' 김정은이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1일 KDB생명 전 2쿼터에 시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은 잠시 방황(?)을 했지만 이후 특유의 미들슛과 3점슛을 만들면서 역전을 선물했고, 계속된 활약으로 승리까지 만들어냈다.
게다가 강지숙까지 높이를 앞세운 확률높은 미들슛을 뿜어내며 지원사격을 펼쳤다. 김정은 복귀와 함께 신세계는 시즌 전 예상과 다르지 않은 성적표를 작성하며 3라운드 대반격을 예고한 2라운드를 그려냈다.
3라운드 신세계는 김지윤과 김계령이 복귀한다. 높이와 스피드, 그리고 김정은이라는 포워드까지 가세했다. 조직력 보완이라는 숙제를 해결한다면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KB국민은행 세이버스 - 1승 4패(4승 6패, 공동 4위)
1라운드 3승 2패라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렸던 KB국민은행이 2라운드 4패를 당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2라운드 매 경기 접전을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만들어진 아쉬운 4패였다.
김영옥과 곽주영, 그리고 김수연까지 활약을 펼쳤지만 팀 연패를 막지 못했고, 2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우리은행 전 믿기힘든 김수연 3점 버저비터에 이은 연장전 승리로 인해 분위기를 바꾼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패배를 당한 게임에서 KB국민은행이 보여준 문제점은 수비에서 공백이었다. 이경희까지 가세한 공격력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으나, 가드진과 센터진 로테이션 수비 미스로 인해 자주 공간을 허용하며 오픈 찬스를 많이 내준 것이 패배의 원인이었다.
연패 속에도 희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영옥이 쿼터 최다 3점슛 기록을 세우면서 3라운드 이후 활약을 예고했고, 김수연과 곽주영이 공격에서 감도를 높혔다. 또한 출전 시간이 적었던 이경희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 정덕화 감독에게 자원 활용의 폭을 넓혀주게 되었다.
아직 진행 중인 정덕화 감독의 수비 조직력이 조금 더 색깔을 찾는다면 KB국민은행 미래가 아주 어두운 것만은 아닌 듯 하다.
3라운드 KB국민은행에 '국민 포워드' 변연하와 정선화, 그리고 강아정이 복귀한다. 공격의 컬러는 리그 최상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3라운드 이후 다크호스로서 경기력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구리 KDB생명 위너스 - 2승 3패(4승 6패, 공동 4위)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에도 2승 3패를 기록하며 힘겨운 초반을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삼성생명에게 승리를 챙겼고, 신한은행, 신세계, 우리은행에게 패배를 당했다.
8승 1패를 기록 중인 삼성생명에게 승리를 거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 아닐 수 없지만 KDB생명 향후 전망이 그리 어두워 보이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 부상으로 인해 출전 시간이 적었던 홍현희가 꾸준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그리고 김진영, 조은주, 정미란이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며 '독수리 5형제'에서 벗어난 점도 희소식이다. 조은주는 포워드로서 외곽슛과 포스트 업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선수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2라운드를 보냈다.
정미란도 부상 이전에 보여주었던 높은 BQ를 재현하며 득점과 리바운드, 수비까지 전방위 활약을 펼치면서 팀에 아쉬운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김진영은 아직 완전한 모습은 아니지만 경기 감각을 높혀가면서 이경은 백업으로 존재감을 보여준 2라운드였다.
다만 젊은 선수층 구성으로 인해 아직은 위기에서 벗어난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약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3라운드 KDB생명에는 신정자, 이경은, 김보미가 복귀한다. 객관적인 라인업에서 구색을 맞춘 KDB생명이 젊음을 앞세워 경험 부족을 패기로 상쇄한다면 3라운드 이후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춘천 우리은행 한새 - 1승 4패(1승 9패, 6위)
우리은행은 2라운드 첫 경기인 KDB생명 전 승리를 따내며 기분좋게 2라운드를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이후 4경기에서 모두 패하는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첫 경기 단추를 성공적으로 채웠지만 너무도 아쉬운 성적이었다. 2라운드 4패의 가장 큰 이유는 맏언니 김은혜 부상이었다. 김은혜는 삼성생명과 경기에서 아킬레스 건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하며 불운으로 시즌을 접어야 했다.
우리은행은 이후 김은혜 공백을 실감하며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게임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대표팀 멤버가 빠진 라운드였다고 해도 1라운드에 비해 훨씬 업그레이드 된 조직력과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1라운드 무척이나 무거웠던 선수들 동선이 많은 움직임을 가지면서 활발해진 모습으로 변한 2라운드였다.
완전히 우리은행 더블 포스트로 자리잡은 양지희와 배해윤이 인사이드에서 적극적인 공격으로 외곽의 루트를 만들었고, 김은경과 박혜진 등이 할로를 만들면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대표팀 선수들이 모두 복귀하는 3라운드, 언제 다시 승리를 챙기기 장담하기 힘든 우리은행이다. 하지만 '농구사관학교'라는 캐치 프레이즈에 걸맞는 패기와 투혼은 보여주었던 2라운드였다. 열정과 투혼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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