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 국민은에 71-62 승
8일 장충체육관서 PO 3차전
“나에게는 마지막이야. 마지막 운동이고 연습이고 경기일 지 몰라.”
춘천 우리은행이 천안 국민은행과의 1차전에서 패한 다음날 가진 팀미팅 때였다. 맏언니 조혜진이 안타까운 속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갑자기 울음보를 터뜨렸다.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코트를 떠나는 조혜진의 눈물을 본 우리은행 선수단은 곧 숙연해졌다.
“혜진이 언니에게 꼭 화려한 은퇴식을 해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진 우리은행의 투지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국민은행의 대들보 정선민이 34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지만 우리은행은 국민은행을 꺾고 챔피언결정전 진출 희망을 살렸다.
우리은행은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2005 KB스타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 원정경기에서 김영옥(22점 5어시스트)의 활약을 앞세워 국민은행을 71-62로 격파했다. 김계령-홍현희-이종애는 골밑에서 트라이앵글을 형성, 18리바운드 5블록슛을 합작하며 뒤를 받쳤다. 이로써 양팀은 1승1패의 동률을 기록, 9일 장충체육관에서 마지막 3차전을 벌이게 됐다.
우승을 기원하는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르고 나선 우리은행 선수들은 눈빛부터 틀렸다. “올해는 절대 삭발 않겠다”던 박명수 우리은행 감독도 머리를 짧게 치고 나와 선수들의 투지를 북돋았다.
초반 기세에 눌린 국민은행은 1쿼터 한때 더블스코어로 뒤졌다. 그러나 정선민의 노련미를 앞세워 2쿼터 후반 36-36 동점을 만들며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3쿼터 후반 정선민이 파울트러블에 걸리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46-45 상황에서 홍현희의 레이업슛과 김계령의 미들슛이 연달아 터지며 50-45로 도망갔다. 또 3점차로 쫓긴 4쿼터 초반엔 김영옥이 3점포를 림에 꽂아 찬물을 끼얹은 뒤 빠른 골밑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을 성공시키며 기세를 몰았다.
승부처인 4쿼터에만 10점을 집중시킨 김영옥은 “현대에서 뛰던 2002년 여름리그에서 정상은 이미 밟아봤지만 통합우승은 해보지 못했다”며 “은퇴하기 전에 통합우승을 해보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by 스포츠한국 천안 / 오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