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의 자존심대결이다.
춘천 우리은행의 '총알' 김영옥(31. 168cm)과 천안 국민은행의 '기둥' 정선민(31.185cm)이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열쇠를 쥐고 맞붙는다. 둘은 9일 오후 2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지는 KB스타배 2005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최종 3차전에서 챔프전으로 가는 마지막 자존심 승부를 겨룬다.
정선민은 1차전 국민은행 승리의 수훈갑이다. 양팀 통틀어 최다인 23점(11리바운드)을 올리며 56-51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에는 우리은행의 김영옥이 주인공. "1차전에서 내가 잘못해 졌다"며 자책한 그는 22점 5도움으로 71-62, 설욕전의 선봉에 섰다. 정선민도 2차전에서 34점의 최다득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김영옥의 과감한 골밑 돌파와 노련한 경기 운영에 묻혀버렸다.
둘은 센터와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이 전혀 다르지만 팀 전력의 '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팀 컬러를 결정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선민은 우리은행의 김계령(190cm)-홍현희(191cm)-이종애(186cm)로 이뤄진 '트리플 타워'에 맞서 후배 신정자 곽주영과 함께 골밑을 지키면서 외국인선수 니키 티즐리와 득점을 양분하고 있다. 김영옥은 슈팅가드에서 포인트가드로 변신해 팀 공격의 원천이 되고 득점에서도 한몫 거들고 있다.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트리플 타워'라는 비장의 카드를 내세울 때 나타나는 스피드의 약점을 '총알' 김영옥으로 메운 구상에서 그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우리은행이 정선민의 득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봉쇄하느냐에, 또 국민은행이 김영옥의 빠르기를 어떻게 무력화하느냐에 따라 11일부터 수원 삼성생명과 대결할 다른 한쪽의 챔프전 상대팀이 가려진다.
by 스포츠서울 박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