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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 퀸' 정선민, 눈물의 은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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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11시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사옥 1층에서 여자농구사상 최초로 은퇴식이 펼쳐졌다. 주인공은 시드니 올림픽 4강 신화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 위상을 높혀주었고, 12년째 벌어지고 있는 여자프로리그에 소속 팀을 9번이나 우승을 시킨 주역 '바스켓 퀸' 정선민이었다.
 

행사는 이장우 기획팀 대리의 '선수' 정선민 소개 시간으로 시작되었고, 정선민 은퇴사에 이어 질문과 답변 시간으로 이어졌다. 

 
정선민은 수많은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자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침착하게 은퇴사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너무나 많은 분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말을 시작했고, "선수 생활을 마감하지만 또 다른 시작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선수 생활 하는 동안 너무 너무 행복했고, 29년 동안 코트를 누볐다. 너무 의미가 깊은 은퇴식이라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다 선수 생활을 잘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만들어준 영광스러운 자리인 것 같다."라 선수 생활 잘 했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있는 것 같다.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신 수많은 팬들과 KB 관계자(회장님, 단장님, 감독님, 선수들) 분들이 너무나 감사하다."라며 은퇴사를 정리했다.


이어진 순서는 질문의 시간. 마지막 공식 석상이다 보니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졌고, 정선민은 특유의 말솜씨를 자랑하며 진지함과 재치있는 답변을 해내면서 40분이 넘는 시간을 채워갔다.


거의 마지막 순간 팬들에게 한마디를 남겨달라는 질문에는 결국 눈시울을 붉히면서 마지막 자리를 못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자신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물과 함께 여자농구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는 기자회견은 막을 내렸다.


아래는 '선수' 정선민이 남긴 일문 일답이다.


1. 가장 좋았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을 꼽는다면?
역시 9번 우승을 했던 순간이 때마나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너무 큰 영광의 순간들이라 그때마다 기억이 지워지질 않는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마지막 시즌 KB국민은행에게 우승을 하지 못했던 기억이다.


2. 포스트 정선민은 꼽아준다면?
좀 챙피한 이야기지만 저닮은 선수는 없었으면 좋겠다. 영원히 나만의 캐릭터만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3. 남자친구가 있다는 데, 결혼을 위한 은퇴인지?
결혼을 위해 은퇴하는 건 아니다. 지금은 좋은 관계 유지하고 있지만 이쁘게 만나고 싶다.


4. 은퇴 전 전주원 코치와 교감이 있었는 지?
전혀 교감이 없었다. 부모님과 지금 만나는 오빠만 알고 있었다. (전)주원 언니 뿐만 아니라 팀 후배들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 (전)주원 언니는 은퇴 발표하고 연락이 왔었다. 잘 정리하라고 이야기해주었다.


5. 농구 인생을 점수로 표현하면?
100점, 120점을 주고 싶다. 이유는 오늘 이만큼 기자분들이 와주신 것 때문이다. 이런 자리를 가진 것만으로도 너무 큰 영광이며, 앞으로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6. 최근 농구계 현실 등 신세계 해체 등의 개인적인 의견은?
아주 안타까운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4번이나 우승을 한 팀이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결국 성적이 중요하다는 부분이 컷다고 생각한다. 신세계가 계속해서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지 못했던 부분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이번 계기로 농구계가 한번 쯤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7. 선천적인 선수인지, 후천적인 선수라고 생각하는 지?
중학교 3년때까지는 그냥 선수라는 이름만 붙이고 다녔을 정도이다. 그때까지는 학교 체육했다는 느낌이었고, 고등학교를 조금 빨리 올라갔는 데 당시 감독님이 정말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당시 3~4개월 사이에 정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리고 고 1 춘계 연맹전에 평균 28점을 득점했고, 그때부터 주변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고, 농구가 180% 바뀌었다. 후천적인 부분이 더 큰 것 같다.


8. 남자농구 서장훈과 비슷한 상황이다?
결정적으로 은퇴를 마음 먹게된 계기 중 어떤 부분은 (추)승균이다. 참 열심히하고 잘하는 구나라는 생각하고 있었다.
승균이 은퇴로 어느정도 당황했다. 승균이 보고 마무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늘 최고가 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지만, 보는 입장에서 다를 수 있다.
(서)장훈이도 욕심을 안부렸으면 좋겠다. 자신에게 냉정해졌으면 좋겠다. 어떤 모습이 팬들에게 좋을 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결정했으면 좋겠다.


9. 지도자들에게 이기적인 선수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반문하고 싶다. 모르는 일들이 내가 중심이 되어 기사화되어 있던 것 많다. 항상 구설수에 올랐던 것 같다. 하지만 그냥 이기적인 선수로 남았으면 좋겠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힘이 되었던 존재들?
지도자는 너무 많다. 프로 12년을 하면서 감독님들이 추구하는 부분을 잘 흡수하려 했다. 29년 동안 만났던 모든 스승님들이 모두 고맙고 많이 배웠다.
정신적으로 슬럼프가 많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별로 비춰지지 않았던 것 같다.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만들어준 부분은 후배들이었다. 유니폼을 입고 뛰는 후배들이었다.


11. 정선민하면 듣고 싶은 말은?
농구장에서 안보이는 게 아쉬운 선수. 공을 가지고 노는 게 제일 멋진 선수이다.


12. 해설가는?
나만의 컬러가 있다. 잘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후배들도 해설했으면 좋겠다라고 한다. 하지만 자신들이 은퇴하고 나서 하라고 한다.(웃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형식을 파괴한 해설을 해보고 싶다.


13. WNBA 진출 당시 미국 생활?
짧아서 아쉬움이 많다. 농구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었다. 드래프트 참가 1라운드 7순위로 뽑혔다. 모든 과정을 거쳐 뽑혔기 때문에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국내 보도로 인해 좀 속은 상했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것 때문에 안좋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곳에서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경험은 큰 자산이다. 후배들이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꼭 가라고 하겠다.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라고 생각한다.


14. 사랑하는 농구에게 영상편지 한통?
넌 정말 나에게 최고의 인연이었다. 절반의 인생동안 최고의 인연이었다. 정말 감사해야 할 너이다. 너로 인해 내가 이렇게 감사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너로 인해 내가 한국 여자농구에 최고의 자리에서 영광스러운 대접을 받을 수 있어 너무 고맙다. 너무 감사하다. 자식들이 생긴다면 나의 존재를 알릴 수 있던 건 너로 인해서이다. 너무 너무 행복할 수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15. 팬들에게 한마디한다면?
점보시리즈와 농구대잔치 때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은 사랑을 주신다고 생각한다. 나는 때를 잘타고난 선수이다.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했다. 너무 멋진 팬들때문에 행복했다. 대를 이을 후배들이 나와 한국 여자농구가 계속해서 발전할테니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정선민의 모습을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16.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은퇴 발표하고 너무 정신없이 지냈다. 그리고 이말씀은 꼭 드리고 싶다. KB국민은행 그룹 회장님, 행장님, 단장님 등 관계자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 도울 일이 있다면 물심양면 지원하고 싶다.
그리고 고민하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행보에 대한 부분은 한 템포 쉬어가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다. 지금은 그냥 좀 쉬고 싶다.  부모님들과 여행도 다니고 천천히 계획표를 만들어가야 겠다.
 

- WKB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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