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에 돌아가는 기분입니다.”
현역 지도자시절 명장으로서 한국여자농구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행정가로서 국내에 여자프로농구 시대를 열고 만개시킨 조승연(61)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부총재가 남자프로농구계에 입성했다.
서울 삼성 남자농구단은 15일 “지도력과 스포츠 경영능력을 겸비한 조승연 WKBL 부총재를 신임 단장으로 영입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조 신임 단장은 “여자농구단 삼성생명에 오랫동안 몸담았기에 마치 친정에 가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농구 출범 후 경기인 출신으로 단장에 오른 것은 이인표 전 골드뱅크 단장, 박수교 전자랜드 단장에 이어 이번이 3번째. 조 단장은 “경기인 출신으로서의 장점을 살리겠다.
선수단 심리상태도 빨리 파악할 수 있고 감독에게 조언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이 매너와 성적, 그리고 팬들이 좋아하는 플레이를 모두 갖춘 명실상부한 명문구단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업팀 중소기업은행 농구선수 출신인 조 단장은 현역 지도자시절 덕(德)으로 선수단을 이끌었고, 끊임없는 연구로 팀 전력을 극대화했던 명장으로 평가받았었다.
여자농구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던 77~97년 삼성생명 여자농구단 감독으로 농구대잔치 3연패를 두 차례 이끌었고, 84년 LA올림픽 때는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감격적인 은메달을 따냈다.
이후 WKBL이 출범한 97년 초대 전무이사를 맡아 행정가로 변신에 성공했고, 지난달 31일 부총재로 승진했다.
조 단장은 “쉽지않은 결정이었다. 74~76년 잠시 중소기업은행 코치를 지낸 뒤 거의 30년간 여자쪽에만 있었다. 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진 나를 긴장감있게 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김원길 WKBL 총재도 흔쾌히 허락을 해 마음 편히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 단장은 16일부터 정식 출근해 바로 업무 파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WKBL은 김동욱 심판위원장을 전무로 선임했고, 부총재직은 당분간 공석으로 둘 예정이다.
by 스포츠한국 오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