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있던 시간은 길었지만 코트가 낯설지 않았어요. 그런데 우리 첫경기 잘한거 맞나요?"
7년만에 지도자로 복귀해 한국 여자농구대표팀 코치로 데뷔승을 거둔 박찬숙 코치가 경기 후 기자들을 향해 여유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한국대표팀은 아테네올림픽에서 전패로 부진했던 박명수 감독을 그대로 두되 박찬숙-전주원 코치로 보완하는 체제로 물갈이한 후 첫 경기에서 일본을 꺾고 FIBA(국제배구연맹)여자농구 월드리그 예선전에서 첫승을 신고했다.
한국은 1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첫날 풀리그 경기에서 변연하(14점) 김경희(10점)의 활약을 앞세워 일본을 85-65로 완파했다. 한국은 이로써 2004년 1월 센다이 여자농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석패한 이후 1년 4개월만에 깨끗이 설욕했다. 한국은 76-48로 벌어져 시작한 4쿼터부터는 가드 김영옥을 제외한 4명을 모두 2진으로 교체해 19일 러시아전에 대비했다. 호주는 러시아를 65-63으로 제압했다.
오랜만에 코트에 선 박 코치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경기 내내 코치박스를 서성이며 큰 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코치로는 처음 태극마크를 단 전주원 코치는 "감독님과 박 코치님 두분이 모두 앞에 나와계셔서 나까지 일어나면 안될 것 같아 조용히 (벤치에) 앉아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선수들과 같이 뛰는 마음으로 계속 서서 지시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돌아온 국가대표' 정선민은 "아테네올림픽때 여자농구가 팬들에게 실망감을 드렸던 점도 있고 나도 당시 부득이하게 참가하지 못해 오늘 더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by 스포츠서울 부천 / 임락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