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낭자들의 투혼이 빛났다. 하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연장접전 끝에 패했다.
한국은 29일 태국 방콕 청소년센터에서 열린 제25회 FIBA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대결에서 71-78로 졌다. 다들 크고작은 부상을 품고 뛴 가운데 경기를 기어이 연장까지 끌고갔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도 아쉬웠다.
한국은 경기 내내 192cm의 일본 센터 도카시키 라무의 높이와 '전쟁'을 벌였다. 신정자, 양지희가 필사적으로 버틴 가운데 이미선, 임영희, 김정은이 득점을 뽑아내면서 34-34, 동점으로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후반은 주고 받고의 연속이었다. 일본이 요시다 아사미의 3점슛으로 3쿼터 포문을 열자 이어 양지희가 득점에 가세하면서 점수차를 좁혔다. 3쿼터 종료 6분 57초전, 마미야 유카가 라무의 패스를 받아 커트인을 성공하자 이번에도 양지희가 중거리슛으로 응수, 1~3점차를 오가는 팽팽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분위기를 탈 무렵마다 나온 파울 및 바이얼레이션 선언은 한국의 발을 묶어놨다.
하지만 점수차는 쉽게 벌어지지 않았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백코트 수비로 일본 역시 쉽게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3쿼터는 결국 47-49, 우리가 2점 뒤진 채 마쳤다.
4쿼터에 한국은 임영희와 신정자의 연속 득점으로 55-53, 역전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라무와 미야모토에게 내리 점수를 허용한데 이어 요시다 아사미에게 3점 플레이까지 내주면서 58-65로 7점차까지 리드를 당하게 됐다. 남은 시간은 2분 50초.
패색이 짙어졌던 한국이지만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경기 내내 잠잠하던 변연하가 폭발한 것. 변연하의 연속 3점슛이 터지면서 한국은 68-67로 역전에도 성공한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의 파울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2구 중 1구를 놓치면서 쐐기를 박는데는 실패했다. 일본은 종료 14초전, 라무가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으면서 69-69,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마지막 5분. 지칠대로 지친 한국은 높이의 열세까지 겹쳤다. 양지희는 이미 5반칙으로 퇴장을 당한 상황. 마지막까지 리바운드 경쟁에 가담했지만 뒤집기에는 실패했다. 연장에서 한국은 단 2점을 올리는데 그치면서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변연하가 17득점(3점슛 4개), 임영희가 14득점, 김정은이 11득점을 올리면서 공격을 끌어갔다. 신정자는 45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14득점을 보탰으나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이날 한국은 리바운드 대결에서 24-14로 졌을 뿐 아니라 실책도 16개나 범했다.
그러나 대회가 끝난 것은 아니다. 월드컵 출전권 획득과 우승을 위한 방법은 남아있다. 당장은 30일 오후에 열릴 카자흐스탄 전을 대비해야 한다. 한편 이날 승리로 일본은 3전 전승으로 단독 1위를 달리게 됐다. 한국과 대만, 중국이 2승 1패씩으로 공동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