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구리 KDB생명은 30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 스타즈와의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맞대결에서 70-63으로 승리했다.
한채진이 팀 승리의 중심에 섰다. 한채진은 3점슛 3개 포함 팀 내 최다인 21득점에 4리바운드 2스틸을 곁들였다. 특히 KB가 무섭게 추격한 4쿼터에 5득점, KDB생명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한채진은 “우리 팀은 개인기가 아닌 조직력으로 승부를 거는 팀이다. 그동안 이 부분이 부족했었는데 오늘은 잘 발휘된 것 같다”라며 승인을 전했다.
KDB생명은 지난 27일 KB와의 맞대결이 끝난 후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게 사실이다. 50-68이라는 점수에서 알 수 있듯, 경기내용이 매우 안 좋았기 때문이다. KDB생명은 우위로 점쳐지던 리바운드가 41-43으로 밀렸고, 외곽수비도 부지런하지 못했다. 안세환 감독조차 “그날 경기종료 후 미팅에서 쓴 소리를 많이 했다”라 시인했을 정도다.
1라운드의 악몽이 재현될 위기도 있었다. KDB생명은 3쿼터 한때 1점차로 쫓겼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순간이었을 터. 1라운드에 부진한 경기가 많았던 만큼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기진 않았을까.
이에 대해 한채진은 “다급했던 게 사실이다. 우리 팀은 주도권을 잡아야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간다. 평소에는 이와 같은 상황에 서로에게 짜증도 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한채진은 “티나 언니와 (신)정자 언니가 선수들을 잘 다독여줬다. ‘우리는 지금 잘하고 있다. 서로를 믿자’라며 말이다. 덕분에 동료들끼리 격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일부러 하이파이브도 많이 나눴다”라고 말했다.
한채진은 이어 “덕분에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가 오늘을 기점으로 좋아질 것”이라며 웃었다.
한편, 한채진은 시즌 개막을 한달여 앞두고 오른 발목부상을 당했다. 이 탓에 제25회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오랫동안 재활에 매달렸다. 아직도 정상 컨디션은 아니라는 게 한채진의 설명이다.
한채진은 “종양 때문에 아직 통증이 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는 게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종양제거는 시즌이 종료될 때 상태를 지켜봐야 알 수 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