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면 안 힘들다(웃음).”
하나외환의 김정은(26, 180cm)이 연패 탈출의 중심에 서며 미소를 보였다. 부천 하나외환은 13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 스타즈와의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맞대결에서 82-77로 승, 2연패에서 벗어났다.
나키아 샌포드가 32득점 11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한 가운데 김정은도 알토란같은 활약상을 펼쳤다. 비록 3점슛은 4개 모두 림을 외면했지만, 돌파와 중거리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최종기록은 19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김정은이 부담을 덜어주지 않았다면, 샌포드의 위력 역시 반감됐을 터.
하나외환의 최근 분위기는 침울했던 게 사실이다. 2연패에 빠져 좀처럼 탈꼴찌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연패사슬을 끊은 것은 물론, 용인 삼성생명을 0.5경기차로 밀어내며 5위로 도약했다.
“최근 지는 경기가 많아지며 스트레스 받았던 게 사실”이라 운을 뗀 김정은은 “힘겨운 승부였지만, 이기면 안 힘들다. 누구나 그럴 것”이라며 웃었다.
2라운드를 기분 좋게 마무리한 하나외환의 3라운드 첫 상대는 공교롭게도 KB다. 하나외환은 오는 1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KB와 맞붙는다. KB 입장에선 2라운드에서 대량실점한 샌포드 봉쇄에 주력하는 게 당연할 터.
김정은 역시 이에 대한 경계심을 표했다. 김정은은 “오늘은 샌포드가 너무 열심히 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KB가 또 당하진 않을 것”이라 견해를 전했다. 김정은은 이어 “분명 트랩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다. 이에 대비해 또 다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명승부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춘천 우리은행이 9승 1패로 단독 1위를 질주 중이지만, 접전 끝에 따낸 승리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중, 하위권은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뀔 정도로 팽팽한 힘겨루기가 펼쳐지는 중이다.
김정은은 “‘절대강자’는 없는 것 같다. 결국 막판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는 쪽이 이긴다. 그런 면에서 우리 팀이 약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드진이 약하다 보니 팽팽한 승부에서 노련하게 대처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김정은은 이어 이럴 때일수록 본인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김정은은 “우리 팀이 압박수비에 특히 약한데 힘들다 보니 서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내 책임도 있다. 앞으로는 오늘처럼 내가 좀 더 힘을 보태야 한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하나외환은 5위에 머물러있지만, 3위 KB와의 승차는 2경기에 불과하다. 연승만 달성한다면, 단숨에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격차다. 김정은은 “연승을 위해 매 경기 집중력을 유지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