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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증명’ 이미선, 삼성생명 재건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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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러도 전혀 아깝지 않은 존재감이었다. 이미선(35, 174cm)이 클래스를 증명해보였다.

이미선은 12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 스타즈와의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에서 맹활약, 76-70 승리를 이끌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왜 WKBL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히는지, 왜 국가대표 주장인지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이미선은 신예 포인트가드인 홍아란, 심성영의 수비를 능수능란하게 제쳤다. 체력이나 스피드가 뒤처질지 몰라도 여유 있는 돌파는 한 수 위였다. 또한 고비에 3점슛을 터뜨렸고, 4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다.

무엇보다 빛났던 건 다재다능함이다. 이미선은 이날 팀 내 최다인 13리바운드, 8어시스트, 3스틸을 곁들였다. 개인 통산 4번째이자 2009-2010시즌 이후 4시즌만의 트리플 더블을 아쉽게 놓쳤지만, 삼성생명이 이겼다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경기였다.

사실 삼성생명은 잔여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터였다. 삼성생명은 6라운드에 KB를 맹추격, 격차를 1경기까지 좁혔다. 하지만 7라운드까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4위가 확정됐다.

삼성생명이 WKBL 출범 후 플레이오프에 못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를 제외하면 늘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던 이미선이었지만, 올 시즌만큼은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 전 약체로 평가받았고, 출발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생명의 선전은 눈여겨볼만하다. 삼성생명은 박정은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고, 벤치의 깊이가 떨어져 시즌 첫 10경기에서 2승에 그쳤다.

하지만 대체 외국선수 샤데 휴스턴의 맹활약 속에 이미선의 노련함이 더해진 시즌 중반부터 삼성생명의 진가가 발휘됐다. 춘천 우리은행, 안산 신한은행 등 우승후보들을 연달아 제압했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진지하게 노렸다.

이 와중에 ‘유망주’ 정도로 평가받던 홍보람, 박태은 등은 이미선의 안정적인 경기운영 속에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미선은 어시스트(5.8개), 스틸(2.1) 1위에 올라있는 등 여전히 왕성한 활동량을 뽐내고 있다. 가드임에도 리바운드(5개) 부문 10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공헌도와 굿 디펜스는 전체 3위다.

이미선이 분투한 2013-2014시즌은 삼성생명이 팀을 재건하는 초석이 됐다. 이미선은 다음 시즌에도 야전사령관이자 정신적 지주로 코트를 누빈다. 정은순, 유영주, 박정은 등 한국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함께 삼성생명에 수많은 영광을 안긴 이미선. 그가 삼성생명의 리빌딩까지 책임지며 말년을 화려하게 수놓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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