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단 두 팀 남았다. 춘천 우리은행과 안산 신한은행이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맞붙는다.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우리은행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가운데, 신한은행은 청주 KB 스타즈와의 플레이오프를 2경기만에 마무리했다. 매 경기 접전의 연속이었지만, 시리즈를 빨리 끝냈다는 것에 위안 삼을 수 있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 건 이번이 3번째다. 양 팀은 2005 여름리그와 2006 겨울리그에서 연달아 우승을 놓고 다퉜다. 2005년에는 신한은행이 3승으로 웃었고, 2006년에는 우리은행이 3승 1패로 설욕했다. 양 팀은 8년만에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하는 셈이다.
개막전의 접전 재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정규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맞대결한 바 있다. 시즌의 시작을 알린 팀들이 ‘마지막 승부’까지 펼치게 된 셈이다.
양 팀은 개막전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우리은행은 사샤 굿렛(20득점), 박혜진(14득점) 등 5명이 두 자리 득점을 올렸고, 신한은행은 쉐키나 스트릭렌(30득점)이 개막전에서 30+득점을 기록한 역대 최초의 외국선수가 됐다. 최윤아(13득점 10리바운드 12어시스트)는 최초의 개막전 트리플 더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 끝에 승리는 우리은행이 챙겼다. 이후 압승도 있었지만, 1차전과 같은 접전이 더 많았다. 2, 4, 6차전은 3점차 이내에 승부가 갈렸다.
특히 4차전은 경기종료 부저가 울릴 때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였다. 이날 우리은행은 사샤가 경기종료 14초전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득점을 성공, 80-79로 전세를 뒤집었다. 신한은행은 막판 스트릭렌이 재역전을 노렸지만, 무리한 공격은 허무하게 림을 빗나갔다. 그렇게 경기는 우리은행의 1점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편, 4차전은 박혜진의 연속 자유투 성공 행진이 막을 내린 경기이기도 하다. 박혜진은 이날 3쿼터 중반 자유투를 얻었으나 1구가 림을 외면, 신기록 행진을 ‘45’에서 마감했다.
창과 방패
‘창과 방패’.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시리즈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일단 신한은행의 공격력은 물이 올랐다. 정규리그에서 득점 2위(70.3득점)를 기록했던 신한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1위(71.7득점) KB를 넘어서는 화력을 발휘했다.
신한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80.5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선수들, 김단비의 컨디션이 고무적이다. 신한은행은 1차전에서 앨레나 비어드가 공·수를 넘나들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어 2차전에선 쉐키나 스트릭렌이 플레이오프 1경기 최다인 37득점을 퍼부었다. 김단비는 이를 두고 “괴물 같았다”라 표현할 정도였다.
또한 김단비 역시 2경기 연속 10+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1차전에선 야투율(40%)이 다소 떨어졌지만, 9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4블록이라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 궂은일을 도맡았다. 2차전에선 2개의 3점슛을 모두 넣는 등 66.7%의 야투율을 기록, 17득점을 올렸다.
반면, 우리은행은 평균 63.7실점이라는 기록 그대로 ‘짠물수비’가 위력적이다. 지난 시즌부터 팀 컬러가 된 존 디펜스에 외국선수들의 수비력까지 더해진 덕분이다.
다만, 신한은행만 만나면 수비가 흔들렸다. 평균 70.9실점이라는 기록은 분명 우리은행답지 않은 기록이다. 우리은행은 이 가운데서도 5승 2패로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처럼 공격력으로 맞불을 놓은 경기도 적지 않았던 것.
물론 챔피언결정전은 또 다른 차원인 만큼, 정규리그와 같은 패턴이 반복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용인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58.3실점, 손쉽게 우승을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당시 박정은의 공격력을 최소화시키는 전술을 펼쳤다. 우리은행이 이번에 타겟으로 노리는 대상은 스트릭렌일까. 김단비일까.
장기화되면 우리은행 유리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일정이 촉박하다. 백투백이 2차례나 있어 5일에 4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신한은행과 KB가 “플레이오프는 2차전에서 끝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인 이유다.
일단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임달식 감독은 시리즈 초반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공언했다. “시리즈가 길어지면 우리 팀이 불리해진다. 때문에 1, 2차전에 승부를 걸 것이다. 5차전까지 가면 힘들다고 본다.” 임달식 감독의 말이다.
우리은행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 열흘만에 치르는 실전이다. 경기감각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이 부분만 메우면 분명 유리한 쪽은 우리은행이다. 신한은행이 1차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나선 만큼, 우리은행 역시 1차전이 중요하다. 자칫 분위기를 넘겨주면 챔피언결정전 직행이라는 이점도 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챔피언결정전 일정
25일 화요일 오후 3시 춘천호반체육관
26일 수요일 오후 5시 춘천호반체육관
28일 금요일 오후 5시 안산와동체육관
29일 토요일 오후 7시 안산와동체육관
31일 월요일 오후 5시 춘천호반체육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