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 농구대표팀이 제4회 마카오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 북한을 10점차로 꺾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박찬숙감독의 데뷔전을 갖은 한국은 31일 마카오 탑섹 멀티스포츠 파빌리온에서 열린 예선 1차전 경기에서 주장 진미정(20점.3점슛4개.신한은행 에스버드)을 중심으로 주전 신정자(15점.5리바운드.KB세이버스) 홍현희(14점.9리바운드.우리은행한새) 박선영(12점.4스틸.신한은행 에스버드) 등 4명의 선수가 두자리 수 이상의 득점을 올리며 고른 활약을 보여 북한을 72-62로 꺾고 승리했다.
같은 핏줄은 나눈 남과북은 지난 29일 제4회 동아시아경기 개막식에서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며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후, 한민족의 첫 대결은 바로 여자농구경기. 많은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경기 시작전 코칭스텝과 선수들은 악수로 서로를 격려하며 인사를 나눴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한민족의 마음보다는 승패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오늘 경기에는 진미정, 최윤아, 김은혜, 홍현희, 신정자가 선발출장했다. 1쿼터 주전 김은혜(우리은행 한새)의 3점슛이 잇따라 실패한 한국은 19-18로 1점을 뒤진 채 1쿼터를 마쳤다.
긴장속에서 투지가 앞섰던 한국팀이 살아난 것는 바로 '3점슛'덕분. 동점과 역전이 반복되는 승부처에서 박선영.진미정.조은주(5점.삼성생명 비추미)가 '3점 릴레이쇼'를 펼치며 점수차를 벌였다.
2쿼터 후반 3점슛으로 안정을 되찾은 한국은 2쿼터 수비에서 상대를 압박해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2쿼터 점수 17-9.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6번의 동점과 7번의 역전이 보여주듯 치열한 경기를 펼치며 전반을 35-28로 마쳤다.
한번 승기를 잡은 한국은 후반들어서도 신정자와 홍현희가 차분한 골밑플레이로 점수를 올리고, '날쌘가드' 최윤아(4점.5리바운드.신한은행 에스버드)도 득점을 보태 10점차 리드를 유지하며 끝까지 승리했다.
오늘 경기에서는 주장 진미정의 활약이 눈부셨다. 진미정은 박선영과 함께 3점슛 7개를 합작하며 외각을 지켰고, '더블포스트'를 맡은 신정자 홍현희를 도와 골밑에서도 고른활약을 보여 20득점을 몰아넣으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처음 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많은 화재를 모은 박찬숙감독은 감독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돌풍을 예고했고, 경기 후 많은 취재진들의 열기는 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첫 경기에서 승리한 박찬숙감독은 "내가 잘한게 아니라 선수들이 잘해줬다. 하지만,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초반에 많은 긴장을 했다. 12명의 선수들이 모두 함께한 연습기간은 짧았지만, 젊은선수들이 의욕이 넘쳤다."고 말했다.
북한도 주장 리선영(19점.3점슛5개.3스틸)이 분전하며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3점슛 9개를 성공시키며 외각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북한은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다. 대만전에 이어 한국팀에 패한 북한은 2패를 기록했다.
오늘 경기 승리로 1승을 챙긴 한국은 1일 오후 8시(한국시간) 중국을 상대로 2차전을 갖는다. 중국은 예선1차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73-72, 1점차 승리했으나 한국-북한전 이후 열린 대만과의 2차전 경기에서 79-56으로 패해 1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