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박혜진이 후반에 살아나며 라이벌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춘천 우리은행은 5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의 정규리그에서 62-53으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KB스타즈와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힘든 경기였다. 우리은행은 초반, 신한은행의 타이트한 수비와 몸싸움에 밀리며 리드를 내줬다. 기 싸움에서 지고 들어가며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1쿼터 샤데 휴스턴이 홀로 11점을 넣었지만 효과는 없었다.
2쿼터부터 사샤 굿렛이 들어오며 조직력이 살아났다. 골밑이 든든해지자 양지희와 이승아도 득점에 가담했다. 그러자 우리은행은 27-29로 전반을 마쳤다. 따라간 것이다.
3쿼터. 침묵을 지키던 박혜진이 살아났다. 박혜진은 적극적인 움직임과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9점을 집중시켰다. 박혜진이 살아나자 팀은 역전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3쿼터 싸움에서는 10점을 앞섰다.
박혜진은 4쿼터에도 3점을 더해 12득점 2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후반 그녀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박혜진은 “상대가 우리보다 거칠게 나왔다. 상대 몸싸움에 밀리면서 힘든 경기를 한 것 같다. 적극적으로 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전반에는 소극적이었다. 감독님이 정신 들게 해주셨다. 후반에는 되든 안 되든 해보기로 했는데 잘된 것 같다”며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살아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휴스턴의 이타적인 마인드. 휴스턴은 1쿼터와 달리 후반에는 동료들을 활용했다. 조직력도 살아났다. 박혜진은 “아무래도 공을 만지니까 살아나는 것 같다. 팀 플레이를 하니 팀도 살고 나도 살아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는 놓칠 수 없었다. 홈 개막전이기도 했고 라이벌 신한은행이었다. 이날 승리는 초반 순위 싸움에 상당히 유리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초반 9연승으로 독주체제를 만든 바 있다.
박혜진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농구 외적으로도 금융라이벌이다. 더 많이 신경 쓰는 것 같다. 하지만 오늘 신한은행은 은주 언니도 나오지 않았다.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힘든 경기를 해도 이제는 불안하지 않다. 2년간 통합우승을 하면서 ‘우승 DNA’가 생겼기 때문이다. 박혜진은 “2년간 우승한 자존심을 선수들이 지키려고 하는 것 같다. 어려운 경기를 해도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상대가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데 찍소리라도 내야지 그냥 죽을 수는 없다. 지고 있어도 져서는 안될 것 같다. 피하는 모습이 사라지고 불안한 모습이 없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