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박종천 감독이 12년 만에 여자농구에서 승리를 맛봤다.
부천 하나외환은 8일 구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 위너스와의 경기에서 72-69로 승리했다. 하나외환은 개막 후 첫 승리를 신고하게 됐다.
힘겨운 승리였다. 하나외환은 경기 내내 KDB생명에 리드하며 여유로운 경기를 하는 듯 했다. 하지만 4쿼터에 집중력이 무너지며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까지 간 끝에 승리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첫 승을 거뒀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박종천 감독은 승리의 기쁨보다 엘리사 토마스의 부상이 신경 쓰였다. 토마스는 1쿼터 2분 29초를 남기고 발목 부상을 당했다. 토마스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들것에 실려나갔다.
박 감독은 “토마스는 병원에 보냈는데 심각한 것 같다. 발목이 어지간해서 돌아가지 않는다. 티타늄으로 된 보호대를 차고 경기를 뛰는데… 상처뿐인 승리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토마스가 나가면서 제공권에서 크게 밀렸다. 하나외환은 이날 리바운드 싸움에서 31-46으로 뒤졌다. 높이의 열세를 다른 부분에서 메꿔야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박 감독은 “토마스가 빠지면서 빅맨이 도움수비를 갔는데 한 쪽이 빌 수 밖에 없다. 협력수비와 지역수비에서 취약점은 리바운드다. 개개인이 한 발 더 뛰는 수 밖에 없다. 리바운드에서 차이가 많이 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아쉬운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하나외환은 경기 내내 리드를 하고 있었지만 4쿼터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동점을 허용, 연장까지 가서 이겼다. 고비 마다 3점슛을 허용한 것이 주 원인이었다.
박 감독은 “우리가 리바운드에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다. 신정자와 김소담에게 점수를 주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것보다 3점슛이 문제였다. 돌파는 주더라도 3점은 주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스위치가 되면서 많이 내줬다. 졌으면 3점슛 때문이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은과 오디세이 심스의 활약은 고무적이었다. 둘은 47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고비마다 둘이 득점을 하면서 결국 승리할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심스가 들어온지 3주 정도가 지났다. 아직까지 패턴 숙지가 잘 안되어 있다. 그래서 잘하는 것만 시키고 있다. 영리한 선수다. 다만 혼자 하는 부분이 많은데 고쳐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2002년 현대(현 신한은행)에서 우승을 일궈낸 후 12년 만에 여자농구 무대에서 승리를 맛봤다. 박 감독은 “정말 힘들다. 12년 만에 승리를 맛본 것 같다”고 짧게 말했다. 그것보다 팀 운영이 더 시급했다. 그는 “현재 팀 상황이 어려운데 잇몸으로 뛰어봐야겠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