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 마음 한 구석은 씁쓸하다.”
KDB생명 선수들 모두 같은 생각 아닐까. 구리 KDB생명은 31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 스타즈와의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58-51로 승리했다. 2연패 사슬을 끊은 귀중한 승리였다.
이연화는 이날 내·외곽을 넘나들며 팀 내 최다인 19득점을 기록했다. 더불어 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을 곁들이는 등 팀플레이에도 충실했다. 하지만 이연화는 “이겼지만, 마음 한 구석은 씁쓸하다”라며 덤덤하게 승리 소감을 전했다. 안세환 감독이 지난 30일 자진사퇴, 박수호 코치가 갑작스럽게 감독대행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이연화는 “감독님이 계실 때 승수를 조금 더 쌓아뒀으면, 오늘 승리를 같이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씁쓸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KDB생명의 시즌은 이제 다시 시작된다. 감독 교체라는 극약처방과 함께 연패사슬을 끊었고, 아직 치러야 할 경기는 많이 남아있다. 이연화는 “이번 시즌에 연패를 많이 했는데 새해에는 승승장구하고 싶다. 부상도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사실 이연화는 시즌 초반 무릎부상 때문에 마음 고생했다. 결장한 경기도 적지 않았고, 출전시간도 크게 줄었다. 2011-2012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늘 평균 30분 이상을 소화했지만, 올 시즌에는 14경기 평균 22분 26초 출전에 그치고 있다.
“부상 때문에 훈련도 많이 못했고, 밸런스도 깨진 상태였다”라고 운을 뗀 이연화는 “아직 통증이 남아있지만, 많이 괜찮아졌다. 선생님(박수호 감독대행)이 요새 타이트한 수비, 적극적인 박스아웃을 강조하셨는데 그게 오늘은 주효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새해소망을 물어봤을 때 이연화는 ‘승승장구’라고 거듭 강조했다. KDB생명은 이연화의 말대로 2014년 마지막 날의 승리를 기점으로 2015년에는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일단 이연화의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는 건 반가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