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삼성이 어두운 숫자 '3'을 버리고 희망의 숫자 '3'을 향해 나아갔다.
3연패에서 탈출하여 KB스타즈가 지키고 있는 3위 자리 추격에 재시동을 걸었다. 삼성은 2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부천 하나외환을 71-66으로 꺾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높이도 대단했지만, 외곽의 지원도 든든했던 경기였다.
3쿼터까지는 박하나(15득점)와 박태은(10득점), 고아라(13득점)가 골고루 득점을 올리면서 공격을 끌어줬다. 세 선수는 도합 38득점을 합작했다. 모니크 커리도 15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켈리 케인(8득점 8리바운드)은 4쿼터에 3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기록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케인이었다.
후반에 주도권을 빼앗긴 하나외환은 4쿼터에 맹추격전을 펼쳤으나 외곽 난조와 실책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1월 28일 KB스타즈에 68-58로 이긴 뒤 내리 홈 2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1쿼터만 해도 하나외환의 분위기가 좋았다. 강이슬과 토마스가 15점을 합작하면서 초반 12-4로 앞섰다.
하지만 삼성이 지역방어를 사용하자 칼날이 갑자기 무뎌졌다. 지역방어로 흐름을 뒤집은 삼성은 박태은과 박하나, 고아라 등이 좋은 슛감을 보이면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하나외환은 35.2초를 남기고 강이슬의 3점슛으로 17-16으로 역전했으나, 고아라에게 3점슛을 허용해 1쿼터는 삼성이 19-17로 앞선 채 막을 내렸다.
2쿼터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하나외환은 2쿼터 시작과 함께 김정은과 강이슬이 내리 3점슛을 꽂으면서 23-19로 뒤집었다. 수비에서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2-3 지역방어로 대응했고, 이것이 먹혀들었다. 삼성은 뚫기는 잘 뚫었으나 마무리에 실패하며 고전했다.
그러나 삼성 역시 쉽게 밀리지 않았다. 이내 전력을 가다듬었다. 고아라와 박태은의 저돌적인 플레이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삼성은 마지막 1분 36초 동안 내리 6점을 기록하면서 36-3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전반 막판 기 싸움의 영향일까. 3쿼터 초반에도 삼성의 분위기가 계속됐다.
박하나의 3점슛 2개가 내리 성공하면서 삼성은 순식간에 42-33, 9점차로 달아났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점수차였다. 하나외환도 뒤질세라 강이슬과 김정은이 반격하며 5점차(37-42)로 따라갔으나, 사이드에서의 실점이 너무 많았다. 고아라와 커리에게 내리 실점을 허용한데 이어 박태은에게까지 3점 플레이를 허용하면서 흐름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삼성은 박태은의 3점 플레이로 3쿼터 종료 3분 37초를 남기고 51-39로 달아났다. 하나외환은 엘리샤 토마스가 3쿼터에만 9점을 올리며 분투했으나, 외곽의 지원이 부족했다. 하나외환은 3쿼터에서만 3점슛 5개를 모두 놓치면서 추격 기회를 잃었다.
잘 나가던 삼성의 마무리는 켈리가 맡았다. 이호근 감독은 4쿼터 초반 배혜윤-커리를 위주로 하는 작전이 실패하자 켈리를 투입했고, 이것이 정확히 적중했다. 켈리가 인사이드를 장악하면서 점수차가 다시 벌어졌다. 반면 하나외환은 토마스가 파울트러블로 자리를 비운 것이 타격이었다.
삼성은 켈리의 득점을 포함해 연속 6득점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하나외환은 종료 4분 5초전, 강이슬의 3점슛이 내리 터지면서 점수차를 7점차(58-65)까지 좁혀봤지만, 리바운드와 슛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또, 하나외환 입장에서는 4쿼터에 얻어낸 자유투 8개 중 5개를 놓친 것도 컸다. 하나외환에서는 강이슬이 20득점 11리바운드로 분투하고, 김정은이 17득점을 보탰으나 팀 패배로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