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NBA의 연봉 문제, 도마 위에 오른 이유
농구의 종주국 미국은 남자 농구뿐만 아니라 여자 농구 역시 세계 최강으로 꼽힌다.
그렇기에 WNBA도 NBA와 마찬가지로 높은 연봉과 좋은 대우가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2019년 기준으로 2년 차 이하 선수의 최소 연봉은 4만 1,965달러. 3년 차 이상도 5만 6,375달러에 불과하다. 3년 차 이상 선수의 최대 연봉도 11만 7,500달러에 불과하다. NBA의 루키 최소 연봉이 2019-2020시즌 기준으로 89만 8,310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현격하게 적은 연봉이다.
물론 NBA와 WNBA의 시장성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두 리그의 연봉 규모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문제는 WNBA의 연봉이 비미국 여자 프로농구 리그의 연봉에 비해서도 적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많은 WNBA 선수들이 WNBA 시즌이 아닌 겨울과 봄을 미국 밖에서 보낸다. 부족한 수입을 해외리그에서 뛰며 해결하는 것이다. WNBA 경기가 해외 리그 스카우터들의 눈에 띄기 위한 일종의 ‘쇼케이스’ 무대가 되어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대부분의 WNBA 선수들은 1년 내내 쉼 없이 프로 경기에 뛰고 있다.
결국 올시즌을 앞두고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시즌 인디애나 피버의 주전 가드로 활약했던 빅토리아 비비안스가 지난 4월 초 해외리그 경기를 뛰다가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한 것이다. 그리고 불과 몇 주 후에는 2018년 정규시즌 MVP와 파이널 MVP를 모두 차지했던 시애틀 스톰스의 브리나 스튜어트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끔찍한 부상을 유로리그 경기 중에 당했다. 둘 모두 시즌아웃이 확정됐고, WNBA는 이들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상황에 처했다.
지난 몇 차례의 노사 협상에서 연봉 문제는 WNBA의 가장 큰 이슈로 거론됐다. 선수들이 비시즌을 해외리그에서 보내지 않도록 하고, 이를 통해 건강하고 보다 나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WNBA의 수익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이다. 2018시즌에 WNBA가 기록한 적자는 무려 1,200만 달러. WNBA는 리그 창설 이래 매년 연평균 1,000만 달러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적자를 보전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NBA다. 결국 시장 자체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의 연봉을 올려주자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밖에 없다.
7월부터 새 총재로 부임한 케시 엥겔버트는 연봉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상태. 그러나 현실적으로 선수들의 해외리그 진출을 줄일 만한 의미 있는 변화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