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넘기고 1라운드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겨우 승리의 맛을 보는군요.
어쨌든 지난 경기의 또한번의 뼈아픈 역전패의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봤을 때 금호가 잘했다기 보다는 우리은행이 너무 실력발휘를 못한 경기로 보입니다. 지난 경기의 여파때문인지 우리은행 선수들의 몸이 초반부터 몹시 무겁게 느껴지더군요. 마치 신세계에 연장전 대역전패를 당한 뒤 KB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금호선수들의 무기력함을 보는 듯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우리은행도 이경기 전이 역시 그 신세계전이었군요. 비어드가 여러팀 웃겼다 울렸다 하네요-_-;;)
중계진의 표현대로 `답답한` 특히 금호입장에서 더욱 그러한 경기, 볼은 매끄럽게 돌아가면서도 득점이 생각만큼 잘되지 않는, 계속 시원시원하긴 한데 마무리는 시원치 못한 경기내용이었습니다. 팀의 기둥이자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김영옥 선수의 컨디션이 안좋았기에 망정이지 다른팀이었으면 또한번 역전패의 망령을 떠올리게 될뻔한 내용이었습니다.
삼성생명과의 지난 경기에서처럼 이번에도 금호의 좋은 출발, 그러나 야투의 난조, 실책, 무리한 공격 등으로 인해 10점차 이상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번번이 놓친 채 종반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경기, 특히 4쿼터 약 4분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김보미 선수- 이선수 신세계전에서도 맹활약하더니 오늘도 종종 보여준 과감한 플레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의 3점슛으로 다시 한자리수 차이로 점수를 좁힌 순간, 타임아웃이후 이어진 공격에서 그리고 강현미선수의 슛을 가장한(?) 재치있는 패스에서 나온 이종애 선수의 연속 4득점(그리고 순간 카메라에 잡힌, 안도하는 표정으로 이마를 훔치는 감독님의 모습...-_-a;;) 이후에야 조금 안심하고 볼 수 있었습니다.
김지윤선수의 언제나처럼 왕성한 활동량 그러나 이지샷을 놓치거나 성급한 공격으로 기회를 날리는 장면들, 김경희 선수의 신세계전 이후 내내 이어지는 3점슛 불발(김은혜선수 수비는 좋았음), 겐트의 상대 힘에 밀리는 골밑파워, 정미란 선수의 변함없는 삽x... *_*;;; 아마도 포지션 적응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부상 회복후 몸상태가 어느 정도까지 올라왔는지 모르겠으나 이언주선수를 주전으로 쓰고 부담없는 경기상황에서 정미란선수를 기용해서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방법은 어떨지요...
이종애 선수, 지금까지 봐오면서 김지윤선수와 함께 가장 부지런한 선수라고 이미 생각해오고 있었지만, 오늘 중계를 보면서 속으로 `이긴다면 경기 MVP는 이종애다.`라고 몇번 되뇌일 정도로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 리바운드, 수비에서 모두 발군의 활약을 보여주더군요. 과거 동료이자 후배였던 상대 더블포스트를 속된 말로 `가지고 놀다시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한가지 다행이었던건 연패를 하면서도 선수들이나 코칭스텝들의 표정이 그리 어두워보이지 않고 여유가 있었다는 건데요, 미소짓는 모습들, 경기 도중에 수시로 선수들끼리 모여 이야기하고 화이팅을 다지는 장면은 보기 좋았습니다.
금호도 그러하듯 선수들의 기량을 떠나 우리은행의 팀컨디션 자체가 많이 가라앉아 있는 듯이 보이네요.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탄탄한 국내선수 진용-약간이라도 금호가 우위에 있다고 저는 보지만^^;;-도 그렇고해서 제목을 위와 같이 붙여보았습니다. 하지만 삼성을 만나 시쳇말로 `관광보냈`듯이 분명 나름대로 능력있는 선수구성으로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역대 최고의 외국인선수`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타미카 캐칭스가 합류한다면 그녀가 몰고올 엄청난 시너지 효과까지 더해서 빠른 시간내에 상위권으로 치고올라가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자꾸 이야기하지만 금호 외국인선수에 대해 한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바꿉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