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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칭효과보다 눈에 띈건 신세계선수들의 포기한듯한 모습

스코어가 말해주듯 우리은행의 일방적인 승리였습니다. 캐칭의 복귀는 예의 그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며 동료선수들의 플레이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확연히 느껴졌습니다.

그거야 물론 전부터 예상되었던 것이니만큼 놀라울 게 없지만 활기찬 한새 선수들과 극명히 대비되는 신세계 선수들(비어드 제외)의 무기력한, 아니 상대의 위세에 기가 죽었는지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한 듯한 모습은 적잖이 실망스러웠습니다.

마치 `우린 적당히 할테니까 니네가 그냥 1승 가져가라.`는 듯 슛도 대충, 리바운드도 대충, 스피드도 없고 파이팅을 외치며 동료선수들을 독려하는 리더도 없고, 그 잘하던 김정은 선수마저 선배들에게 전염되었는지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해설자 표현대로 `2,30점을 지고 있는 팀이 거꾸로 2,30점을 이기고 있는 것처럼 플레이하는`모습을 보고 있자니 신세계 팬이 아닌데도 답답하고 `과연 프로 맞나`회의감이 들더군요. 실력도 근성도 하고자하는 의지도 실종된 모습이란....

왜 한국여자농구가 `하향평준화`되었는지, 변연하 이후로는 많은 주목을 받으며 입단한 선수들중 소속팀,그리고 대표팀의 믿을만한 주축으로 자리잡은 이들을 볼수가 없는지(신정자 선수의 발전은 그래도 눈에 띕니다만) 새삼 느끼게 되었다면 이건 저만의 비약일까요. 많아야 20대초반에 그동안 오로지 해온 농구를 그만두고 일찌감치 은퇴하거나 은퇴와 복귀를 반복하는 선수들, 가장 최근엔 신혜인의 소리없는 은퇴도 있었지요.

전주원 복귀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이 되면 자신이 해결않고 주원이에게만 볼을 준다."며 감독이 그들의 실명까지 일일이 거론해가며 선수들을 나무란 신한, 그러한 `전주원의 팀`에게 한수위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결승에서 0-3으로 완패한 우리, 모든 선수들이 정선민만 바라본다는 `해바라기효과`라는 말까지 생겨난 KB, 주전4인방을 제외하면 믿을만한 선수가 없어 그들이 전경기를 거의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바람에 정작 플레이오프에선 번번이 좌절했던 삼성, 최강의 국내선수 라인업을 갖추고도 외국인 선수가 좀 밀리는 모습을 보고 당황하여 연패에서 한동안 헤메야했던 금호......

지금보다 상하위팀간의 전력차는 좀 있었지만 삼성, 신세계, 현대가 막강한 국내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바탕으로 우승을 놓고 해마다 겨루었던 WKBL 초창기시절이 지금보단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분 말씀대로 정말 박찬숙 국대감독님 밑에서 지옥훈련을 받으면 지난날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요. 시드니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할 당시 최초로 러시아를 꺾고 쿠바 프랑스를 연파한 뒤에도 담담한 표정으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던 전주원의 카리스마와, 한국에 패한뒤 억울함에 우는 상대 선수들을 두고 "(한국도 충분히 강팀인데)왜 우리한테만 지면 저렇게들 우는지 모르겠다."며 어이없어 하던 정은순의 당당함과 같은 한국 여자농구의 기개와 자랑스런 모습을 베이징올림픽에서, 그리고 내년에 열리는 ABC대회에서 다시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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