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에 천신정이 있듯이 여자농구의 국민은행팀엔 탐신정이 있었다. 이름하여 탐슨, 신정자, 정선민이 바로 그들이다.
1라운드 5연승이란 절정의 승리감 뒤에 따르는, 나른한 공허감이 그들의 사기를 잡아먹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이후 어제까지 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주춤거림으로 연패의 늪으로 가라앉았었다.
그러나 오늘 그들은 마침내 농구가 가진 아름다움의 진수를 팬들앞에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탐슨의 절묘한 골밑 플레이는 노련한 마술사의 묘기를 보여주는 듯하였으며, 신정자와 정선민,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까지 자신을 버리고 오로지 팀의 조직만을 위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농구의 묘미란 바로 저런 것이구나, 할 정도로 오늘 국민은행이 보여준 무아지경의 조직력은 톱니바퀴와도 같이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중거리에서 바스킷을 향해 던지는 정선민의 슛은 아무리 노련한 카메라맨일지라도 포착할 수 없을 만큼 빨라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농구가 공간예술이란 말이 어울릴 만큼 가히 예술의 경지이다.
국민은행 세이버스! 오늘을 시발점으로 하여 다시 우승을 향하여 질주하여야 한다. 고통은 보다 큰 열매를 향한 통과의례일 뿐, 4연패 뒤의 또다른 5연승을 향하여, 내일도 땀에 절은 농구화끈을 질끈 동여매고 파이팅~!